제조업 '흔들'…생산력 떨어지는데 재고만 쌓인다
공장에는 재고만…재고율 IMF환란 이후 최고치
생산능력지수, 유례없는 '열달째 내리막'
생산·투자 다시 감소…경기흐름지표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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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위용성 김진욱 기자 = 지난달 생산과 투자가 다시 하락세로 고꾸라진 가운데 특히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공장의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최장기간 내리막 흐름을 보였고 물건이 팔리지 않아 쌓이는 재고 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부침이 지속된다면 향후 전반적인 경기 회복 기미도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온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과 투자는 동반 감소했다. 특히 전산업생산은 석유정제(-14.0%), 금속가공(-3.6%) 등 광공업생산이 1.7% 줄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전자부품(-10.3%), 기계장비(-5.9%) 등이 감소해 0.2%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8.2%, 전년 동월 대비로도 11.5%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5%), 자동차 등 운송장비(-13.0%) 투자가 모두 줄어든 여파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5.2%)의 감소폭이 컸다. 건설기성도 토목(-0.7%) 및 건축(-0.2%)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3월과 4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데 대한 조정국면으로도 볼 수 있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제조업 등 주력산업 부진에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투자지표인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8.2%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특히 공장의 생산능력은 한참 떨어지는 와중에 물건은 안 팔려 재고만 쌓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체의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대 생산 가능량을 나타내는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8월(-0.2%)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10개월째 감소하는 것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1년 1월 이래 처음이다. 최근 조선업 등 주력산업에서 구조조정의 여파로 생산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최대 생산 가능량 대비 실제 생산량을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1.0%p 하락한 71.7%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16~2018년 73%대 중반을 나타내다가 올해 2월부터 이보다 더 저조한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최근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 여건이 나빠지면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고는 더 늘었다. 제조업재고는 전월보다 0.9%, 전년 동월보다 8.3%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8.5%로 1998년 9월(12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석유정제(14.6%)와 자동차(4.1%)가, 전년 동월 대비로는 자동차(18.2%)와 반도체(15.8%)의 재고가 늘었다.
사실상 제조업 수출이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만큼 향후 경기 회복 개선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향후 경기흐름을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 모처럼 반등했다 지난달 다시 0.2%p 하락했다. 김 과장은 "향후 경기도 불투명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장 2분기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청와대의 종전 전망도 무색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 KBS 특집 대담에서 "정부나 한국은행은 2분기부터는 점점 좋아져서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해당하는 2% 중후반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을 볼 때 지나친 낙관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제조업 수출 전망이 어두운 까닭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내적으로는 지속되는 주력산업 구조조정,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인해 제조업은 한동안 어려운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내수나 서비스업 등 다른 측면에서 이 같은 부진 흐름을 상쇄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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