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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예약 3건 뿐"…사라진 '연말특수' 애타는 사장님

등록 2025.12.17 06:01:00수정 2025.12.17 06: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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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5~6팀씩 예약 찼는데…매출은 30%↓"

원인은 내수 침체, 코로나 후 바뀐 회식 문화

전문가 "연말 분위기 느낄 수 있는 정책 필요"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대구의 모 음식점의 올해 12월 예약 현황이 텅 비어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2.17. eunduc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대구의 모 음식점의 올해 12월 예약 현황이 텅 비어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경기 시흥시에서 족발집을 하는 박모(63)씨는 "요즘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푸념했다. 장사를 20년째 하고 있지만 12월 단체 예약이 끊기다시피한 경우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곤 처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체감됐던 '연말 특수'가 올해는 신기루처럼 느껴진다고 박씨는 말했다.

박씨는 1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작년 이맘때는 매일 5~6팀씩 예약이 꽉 찼는데 올해는 3건 뿐이다"고 털어놨다. 예전에는 주택담보대출로 급전을 돌리기도 했지만 이제 그 방법마저 막혔다. 아르바이트생은 절반으로 줄었고 올해 매출은 이미 지난해보다 30%나 떨어졌다.

연말이 암담한 것은 엄상현(71)씨도 마찬가지였다. 강원 철원군에서 아내와 한식집을 운영 중인 엄씨는 "작년 계엄 때문에 올해는 좀 나아질 거라고 기대를 했었는데 어째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염려했다.

이달 단체 예약이 한 자릿수로 급감했다는 엄씨는 "장사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지금이 유독 힘들다. 어디서 원인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라며 깊게 한숨 쉬었다.

사라진 연말 특수 기대감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2025년 11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에 따르면 12월 전망 BSI는 전월 대비 7.5포인트 하락한 83.2를 기록했다. 사업체의 현재 및 미래 상황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수치화한 지표인 BSI는 100 초과면 호전, 100 미만은 악화를 뜻한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2023년 1월 16일 서울의 한 식당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3.01.1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2023년 1월 16일 서울의 한 식당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3.01.16. [email protected]

이처럼 일 년 장사의 꽃인 연말 특수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이유로는 '내수 침체 장기화'와 '코로나 이후 바뀐 회식 문화'가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을 1.7%로 제시하고 "내수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돼 잠재성장률 수준의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때 시행된 엄격한 집합금지 및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저녁 술자리 대신 점심 식사로 회식을 대체하는 분위기로 바꿔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외식보다는 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늘었다. 최근 늘어난 부채와 고물가 문제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온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연말 분위기에 편승할 수 있는 소비 촉진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치거나 대형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사람들의 연말 소비 감성을 유도할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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