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도 징역 10년 구형…박삼구 "불명예 벗고싶어"(종합)

경영권 회복 노리고 금호고속 부당 지원 등

檢 "총수위해 그룹 자산써…국민혈세로 부담"

박 "모두 제 불찰이지만…불명예 벗고 싶어"

[서울=뉴시스] 검찰이 21일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률이 높은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2심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박 전 회장이 지난해 8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2022.08.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검찰이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률이 높은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2심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 심리로 열린 박 전 회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그에게 1심 구형 당시와 동일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임직원 3명에게는 징역 3년~5년의 실형을,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모두 1심 구형량과 동일하다.

검찰은 "이 사건 본질은 아시아나항공에 수조원대 공적 자금과 수많은 주주들의 자금을 투입한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계열사 자금을 몰래 유용했고, 총수 개인을 위해 그룹 계열사의 자산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현재까지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고, 거액의 부채를 가진채 합병 당하게 된 점 역시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희생양이 된 아시아나항공은 막대한 자산과 계열사를 빼앗긴 채 사실상 총수일가의 과오를 국민혈세로 부담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 같은 행위는 박삼구 등 총수일가의 주식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고 이에 실제 사용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 박 전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재판을 통해 거론된 사항은 풍전등화 위기에 놓인 그룹 재건을 위해 임직원들과 고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함께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은 열정을 다해 회사를 위해 일해온 이들로 저와 고민을 거듭한 죄로 법정에 서고 말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모든 사태는 제 불찰로 인한 것이고 저의 책임이다. 임직원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어려움을 겪게 한 것에 대해 어떤 비난도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익만을 앞세워 범죄를 모의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오해와 불명예는 반드시 벗고 싶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 등은 그룹 재건과 경영권 회복을 위해 계열사를 동원,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차은 박 전 회장 등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장하려다가 기업의 부실 우려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회장 등은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2015년 12월 그룹 지주사이자 주요 계열사들의 모 회사인 금호산업의 회사 지분을 채권단으로부터 7228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이라는 저가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넘기고, 그 대가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심은 박 전 회장에게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이 보석을 취소하며 구속됐던 박 전 회장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다시 보석이 인용돼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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