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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재개 이스라엘군, 민간인 희생 최소화 노력 미미[이-팔전쟁]

등록 2023.12.06 09:40:39수정 2023.12.06 09: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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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새 300명 이상 희생…“지금껏 가장 심한 폭격”

안전지대 지정하는 지도 공개했으나 실효성 거의 없어

“가자지구 안전통로·안전지대 없다. 모든 곳이 폭격 당해”

[가자지구=AP/뉴시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족들이 5일(현지시각) 칸 유니스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6248명으로 늘었으며 그중 어린이가 7112명이라고 밝혔다. 2023.12.06.

[가자지구=AP/뉴시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족들이 5일(현지시각) 칸 유니스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6248명으로 늘었으며 그중 어린이가 7112명이라고 밝혔다. 2023.12.0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남부 공격을 시작하자 미 정부가 민간인 희생을 줄이라고 경고했으나 지난 2일~4일 사이에 3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이스라엘군의 행동에 변화가 없다고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 지구 남부의 유엔 인도주의 당국은 3일과 4일 “지금껏 가장 심한 폭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쟁법 전문가 2명이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에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간인들에 대한 대피 경고가 효과적이지 못한 것에 비해 공격의 규모가 커 가자 지구에 안전지역이 실제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미 국무부 법률자문관 출신의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 자문관인 브라이언 피누케인은 “재개된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민간인 희생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면에서 기존 작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공격을 재개하면서 취한 민간인 보호 조치는 지난 1일 온라인으로 발표한 가자지구 지도가 대표적이다. 가자지구 전체를 수백 곳으로 나눈 이 지도를 발표한 뒤 이스라엘군은 대피할 지역을 지정해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이 대량 난민 발생 등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 협의한 내용을 실행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지난 10월 말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을 시작하기 전 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 모두에게 무조건 집을 비우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이번에 지도를 발표함으로써 “훨씬 세분화된 소개 명령”을 하고 있어 “과거보다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소개 명령에 대해 전기와 통신이 끊긴 많은 가자 지구 주민들이 알지 못한다. 또 이스라엘군이 지정한 곳은 이미 너무 많은 난민들이 몰려 있으며 대피소와 화장실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책임자 오마르 샤키르는 이스라엘군의 새로운 조치가 예전보다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자 지구에는 안전 통로와 안전 지역이 사실상 없다. 가자 지구 모든 지역이 계속 공습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밀집지역 집중 폭격 전술이 민간인 희생 극대화

그는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집 지역을 집중 폭격하는 전술이 “민간인 사망을 극대화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지금도 분명한 목적도 없이 아파트 블록 전체를 무너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자들은 하마스 터널 파괴를 위해 소형 폭탄을 사용하도록 비공개로 촉구했다고 밝히지만 이스라엘군이 이를 따르는 지가 확실하지 않다. 페테르 레르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5일 “우리 군의 화력 사용에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유니스의 알나세르 병원에는 개인 자동차, 트럭, 수레에 실린 부상자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칸유니스의 학교가 안전할 것으로 믿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5일 병원 안치소 밖 마당에 흰색 천으로 싼 시신 20구 이상이 놓여 있고 가족들이 오열했다.

가자지구 주민 200만 명의 80% 이상이 난민이며 상당수가 병원과 학교 등에 피신해 있다. 칸유니스의 만 지역 학교에 피신했던 하마드 아부 사르한(51)은 28살 먹은 조카가 숨졌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다른 곳을 군사지역으로 발표한 때문에 학교로 피신했는데 이틀 만에 폭격을 당했다고 했다.

칸유니스는 전쟁 전 인구가 40만 명 정도였으나 전쟁 발발 뒤 난민이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시작했다.

난민 몰린 칸유니스 학교 폭격으로 수십 명 사망

이스라엘군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원 단체들은 민간인들의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자 지구 대표인 리처드 페퍼콘은 “시시각각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칸유니스는 물론 라파까지도 모든 지역에 폭격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 샤르한은 밤새 폭격이 심했다고 했다. “평생 가장 심했다. 주변 전체가 불타고 있었다. 전폭기와 탱크 공격이 밤새 몇시간 동안 계속됐다”고 말했다.

5일 오전 학교가 폭격당하면서 그의 남동생과 15살 및 7살 조카가 부상했다고 했다. 앰뷸런스가 올 수 없어서 자기 차로 병원에 데려왔다고 했다. 뒤에 학교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왔다.

그는 “학교를 떠날 때 온통 시신이 길거리에 널려 있었다. 건물 안에 갇힌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했다.

이브라힘 아부 아와드도 학교 공습으로 부상을 당했다. “팔다리가 잘린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했다.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걸프협력회의(GCC)가 끝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이 협상테이블에 복귀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전쟁을 멈추려는 노력을 더 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카말 아드완 병원에 피신해 있는 사람들은 전쟁이 재개된 뒤로 이스라엘군 탱크에 포위돼 갇혀 있다. 알자지라의 기자 아나스 샤리에프는 “나가려는 사람에게 총을 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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