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권혁빈 이혼소송 9일 첫 결론…스마일게이트 운명 가를 3대 쟁점
등록 2026.09.02 15:02:45수정 2026.09.02 17:00:24
①'이혼 성립 여부'가 먼저…아내 "이혼·지분 절반 요구" vs 권혁빈 "혼인 유지"
②"지분 30%·대표이사" vs "실제 출자·근무 없어"…'공동창업 맞나' 격돌
③"첫 흑자 시점은 2008년" 기업가치 상승한 시점도 변수 될 듯

가장 큰 쟁점은 법원이 이혼 자체를 인정할지 여부다. 8조원은 법원의 감정 과정에서 거론된 권 CVO의 최대 재산 추산액일 뿐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 소송을 먼저 낸 쪽도 권 CVO가 아닌 배우자 이모 씨다. 이 씨는 권 CVO 지분의 절반을 요구했다. 반면 권 CVO는 혼인 관계를 유지하겠다며 청구 기각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이 이혼을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씨를 실질적인 공동창업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 8조원대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지는 순서다.
이번 사건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과 자주 비교되지만 재판 단계와 재산 형성 과정 자체도 다르다. 권 CVO 사건은 이혼 성립 여부부터 판단해야 하고, 혼인 후 설립된 창업기업의 가치 형성 기여도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배우자가 소송 제기…권 CVO는 "가정 지키겠다" 기각 맞불
그동안 이 사건은 천문학적인 금액 탓에 성공한 벤처 사업가가 이혼을 요구한 사건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실제 소송의 출발점은 정 반대다. 배우자 이 씨가 "남편에게 파탄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걸었다. 권 CVO는 "법적인 이혼 사유가 없다"며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가사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와 양측의 증거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유책 여부를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판부는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졌는지, 누구에게 파탄의 책임이 있는지, 가정을 유지하려는 의사가 남아 있는지를 종합해 이혼 여부부터 가려낸다.
초기 지분 30% 가졌던 아내…'진짜 공동창업자' 맞나 격돌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혼이 성립된다면, 그 다음 최대 쟁점은 '공동창업 인정 여부'다.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듬해인 2002년 문을 열었다. 이 씨 측은 설립 당시 지분 30%를 가졌고 2002년 대표이사, 2005년 등기이사로 재직했다는 기록을 내세운다. 초기 자금 조달을 돕고 20년 넘게 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내조한 만큼 재산 형성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논리다.
권 CVO 측은 정면 반박한다. 서류상 이름만 올렸을 뿐 실질적인 경영 참여가 아니라는 것이다. 권 CVO 측은 "이씨가 회사 설립 당시 자신의 자금으로 출자금을 낸 적이 없고 회사에 출근해 일한 사실도 없다"며 "당시 직원들도 이 씨의 사무 공간조차 없었다고 증언한다"고 반박했다.
이씨가 보유했던 지분(30%)은 이후 신주 발행 등을 거치며 3%대로 줄었고 2010년 무렵 텐센트 계열사에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권 CVO 측은 이씨가 지분을 처분해 경제적 이익을 챙긴 사실도 전체 재산 형성 과정과 기여도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씨 측은 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실제 역할을 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재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이씨가 지분과 등기상 직위를 보유했다는 사실이다. 다만 실제 자본금을 누가 댔는지, 이씨가 실제로 어떤 업무와 경영 의사결정을 수행했는지는 재판부가 가려내야 할 몫이다.
대박 터진 시점은 2008년…'크로스파이어' 성공 기여도 쟁점

【서울=뉴시스】 FPS 게임(일인칭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13일 네오위즈게임즈에 따르면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100만명(4월10일 기준)을 돌파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FPS 게임 가운데 동접 100만명을 기록한 것은 크로스파이어가 유일하다. (사진=네오위즈게임즈 제공)
스마일게이트가 급성장한 시점도 핵심 쟁점이다.
회사는 2002년 문을 열었지만 오랫동안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회사를 살린 건 2007년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였다. 국내에선 고전했지만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초대박을 터뜨렸다. 스마일게이트가 첫 흑자를 낸 해도 2008년이다. 이후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흥행하며 스마일게이트를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시킨 핵심 자산이 됐다.
이 씨가 대표이사를 맡았던 시기는 2002년, 마지막 등기이사 직함은 2005년에 끝났다. 크로스파이어 게임 성공과 첫 흑자가 나기 이전에 이미 직함을 내려놓은 셈이다.
권 CVO 측은 이 같은 시간 간극을 근거로 이씨의 초기 임원 이력과 현재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를 직접 연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권 CVO와 개발진이 게임을 개발하고 국내 흥행 실패를 감수한 뒤 중국 진출과 현지화를 추진한 결과가 현재 기업가치의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씨 측은 기업이 수익을 내기 전 창업 초기 수행한 역할도 이후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다며, 오랜 가사와 육아 등 간적적 기여도 역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법원은 배우자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가사와 육아를 통한 재산 형성 기여를 인정해 왔다. 하지만 혼인 기간에 기업가치가 올랐다고 해서 그 과실을 무조건 절반씩 나눌 수도 없다. 창업자의 기술력과 사업적 결단, 직원들의 노동이 결합해 일군 성과이기 때문이다.
권 CVO 측은 특히 이 과정에서 창업자의 개발 역량과 중국 진출 등 사업적 결단이 기업가치 상승에 미친 '특별한 기여'를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기업가치가 단순히 혼인 기간이 흐르면서 수동적으로 성장한 결과가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재판부는 가사와 양육을 포함한 이씨의 직·간접적 기여와 권 CVO의 창업·개발·경영 기여도를 어떻게 저울질할지가 관건이다.
'승계기업' SK 최태원 사례와 다르다…'자수성가형 벤처' 첫 시험대
이번 재판은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과 자주 비교된다. 혼인 기간 중 기업 지분가치가 크게 상승했고 재산분할 결과가 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르다. SK 사건은 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의 가치 상승을 따지는 '승계기업' 분쟁이다.
반면 스마일게이트는 결혼 뒤 맨손으로 일군 벤처기업이 수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자수성가형' 사례다.재산이 만들어진 뿌리 자체가 달라 SK 판결의 재산분할 비율을 그대로 들이대기 어렵다.
재산분할 비율은 혼인 기간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재산의 취득·유지·증가 과정과 각 배우자의 구체적인 역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는 9일 판결은 4년간 이어진 법정 공방의 첫 결론이다. 향후 스타트업과 벤처 창업자의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의 기여도를 가늠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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