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셰시트먼…물질 구성 '5각형 준결정' 구조 밝혀내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상위원회는 5일 "셰시트먼 교수가 준결정(Quasicrystal) 연구를 통해 고체 물질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꿔 놨다"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셰시트먼 교수는 테크니온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75년부터 모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셰시트먼 교수는 알루미늄(Al)과 망간(Mn)의 합금에서 준결정(quasicrystal) 구조를 처음 발견해 1982년 4월 발표했다.
이 연구를 통해 화학에서 '결정'의 정의가 바뀌었다. 과거 결정은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물질'로 정의됐다. 그러나 이 정의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현재 결정의 정의는 '명확한 회절 패턴이 나타나는 물질'이다.
통상 결정은 원자가 같은 형태를 반복한다. 가령 원자가 배열된 대로 선을 이으면 바둑판이나 벌집 모양이 생긴다. 이때까지만 해도 5각형을 이용하면 공간을 빼곡히 채울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셰시트먼의 연구로 5각형도 공간을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그런데 5각형은 공간을 채우면서 규칙적인 배열 안에 불규칙적인 배열을 포함한다. 쉽게 말해 5각형을 배열하고 그 사이에 삼각형 등을 넣으면 공간이 채워진다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패턴은 아예 규칙적이지도, 그렇다고 아예 불규칙적이지도 않다. 원자 배열이 규칙적인 물질은 다이아몬드, 비규칙적인 물질은 엿을 예로 들 수 있다.
셰시트먼 교수가 이용한 것은 투과전자현미경이었다. 준결정은 주기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비주기적이지도 않은 중간의 어정쩡한 상태다. 셰시트먼 교수는 투과전자현미경(전자를 나노물질에 쏘아 형태를 보여주는 현미경)을 이용해 준결정 구조를 최초로 밝혔다.
일단 준결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양한 형태의 준결정이 추가로 확인됐다. 자연상태에서도 발견됐다. 2009년 세계 유명저널 사이언스에는 러시아에서 수집된 광석 샘플에서 자연적으로 준결정이 형성돼 있었다는 연구가 실렸다. 이 발견을 통해 자연계에도 최초로 준결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현재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에도 준결정이 쓰인다. 준결정 물질은 마찰계수가 아주 낮아 음식이 프라이팬에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또한 준결정을 철에 사용하면 내구성이 매우 강화된다.
준결정 물질은 경도가 아주 높다. 군무기 외벽 소재로 준결정이 사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단단한 만큼 잘 부러져 아직도 후속 연구는 많이 필요한 상태다.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셰시트먼의 발견은 당시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자신이 연구하던 그룹을 떠나야 했지만 결국 다른 과학자들로 하여금 물질의 근본 성질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셰시트먼 교수는 이번 수상으로 1000만 스웨덴크로네(약 17억22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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