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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교수 성학, 삽입하기도 전에 사정

등록 2011.10.14 07:11:00수정 2016.12.27 22: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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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154> = ‘삶의 질 제고’ 차원에서 비뇨기과를 찾는 남자가 더 줄게 됐다. 목숨이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우월감과 현시욕을 충족하려고 비뇨기과 의사에게 제 성기를 맡기는 이들이다.  온갖 발기유도제가 넘쳐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격감했다. 어지간한 발기부전은 알약 하나만 삼키면 해결된다. 성기 속에 보형 이물질을 넣는 아픔과 불편을 자청할 까닭이 없다. 비뇨기과전문의 이윤수 박사는 ‘비아그라’류 출현 이후의 비뇨기과 상황을 “곡소리 났다”는 말로 요약했다.   비뇨기과의 3대 고가 수술은 주로 장년 이상의 발기부전, 중년의 성기확대, 청년의 조루다. 이 가운데 발기부전 수요를 약에게 빼앗기다시피 했다. 그 때 그 ‘곡소리’는 체념과 함께 서서히 잦아들었다. ‘고개 숙인 남자’를 약에게 내준 의사는 성기의 길이와 둘레를 키우고, 사정시간을 늦추는 데 매진했다.   그러다 또 다른 해피 드럭의 2차 공습에 피폭 당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프릴리지’다. 조루증을 개선하는 약이다. 바르거나 뿌리지 않고 내복한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선례가 그대로 적용된다. 조루수술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일단 약을 써보고나서 오겠다”는 당연한 반응이다.   이 박사는 그러나 “프릴리지는 조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며 부작용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짚는다. “복용 1시간 후 픽 하고 쓰러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비뇨기과전문의 임승현 박사는 더욱 냉소적이다.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먹는 조루 치료제 10여종을 처방해왔다”면서 새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 약들은 조루치료 전용이 아니다. 신경외과에서도 쓴다. 그래도 효과는 대동소이다. 비아그라는 협심증, ‘보톡스’는 안면경련 치료가 본래 용도였다. 프릴리지만 조루용 치료약으로 특정하려는, 즉 다른 약들을 준법의 테두리 밖으로 몰아내려는 비뇨기학계 일부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이유다.  “김세철 교수가 국제학술지(저널 오브 유롤러지)에 발표한 논문, 비뇨기과전문의 20여명의 대한비뇨기학회 논문들에도 조류를 치료하는 약물 10여개가 보고돼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약만 서너가지다.”  임 박사는 프릴리지의 값도 터무니 없다고 본다. 효능이 유사한 기존의 약은 1000원, 프릴리지는 1만3000원이다.   21세기 초 ‘제니칼’이 등장했다. 먹으면 살이 빠지는 약이다. 당시 성형외과와 한의원, 다이어트식품업계는 초긴장 상태였다. 현 시점, 지방흡입술은 여전히 성행하고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는 남녀도 꾸준히 늘고 있다.   물론, 프릴리지는 경우가 좀 다르기는 하다.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은 채 성배우자까지 극진히 배려, 육체와 정신을 고루 숭상하련다는 남자의 헌신과 충정이 갸륵하다. 그를 상대하는 여자는 손 안 대고 코 풀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겠다./문화 에디터 reap@newsis.com

【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59>

 조루증의 정의와 유형을 살펴본 만큼, 이제 그 예방과 대책을 알아보자. 우선 ‘충분한 전희(前戱)와 적절한 삽입’이라는 돈도 안 들고 손쉬운(?) 방법이 있다. 대개의 성급한 남자들은 그냥 잠만 자려 누웠다가 욕구가 동하면 곧바로 성관계를 가지려 하는데, 사실 이런 남자는 조루증이 있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이런 급한 성격의 사람들은 전희 없이 삽입했을 경우 삽입 시간이 16분 이상 지속되지 않으면 쾌감을 느끼는 여성이 극히 드물며, 전희 시간을 20분 정도만 할애하면 성관계 시작 후 1분만 지나도 90% 이상이 쾌감을 느낀다는 미국의 한 보고서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물론 약물요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소위 사정 지연 약물이라 불리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 약물 중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은 성적 흥분을 진정시켜 성반응을 지연시키고, 말초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은 쾌감을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이들 약물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약물의 용량을 늘려야만 효과가 나타나고, 욕심(?) 부려 과량을 복용하면 위장 장애 등 전신건강이 망가지는 결과까지 초래한다.

 먹는 약으로 해결이 안 될 때를 위해 음경에 직접 바르는 약도 있다. 음경도찰요법(陰莖塗擦療法)이라 일컫는 이 방법은 음경 지각 반응의 과민함을 둔화시키거나 약화시킬 목적으로 표면 점막 마취약인 코카인(cocain) 종류의 약물, 즉 아이콕 크림(aycock cream)이나 칼미날 크림(culminal cream) 등을 성교 5~10분전에 귀두부 등에 잘 문질러 바르는 방법이다. 그러나 섹스숍 등에서 속칭 ‘칙칙이’로 통하는 이들 약물이 사정 지연에는 일조하지만, 조루증의 근본 치료로는 여전히 미흡하다. 또 어떤 경험자는 온통 ‘얼얼한 느낌’ 뿐이어서 성관계로 인한 쾌감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한편 성기의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들에 한해서 ‘배부신경(背部神經) 차단술(遮斷術)’이란 이름의 수술요법이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소위 스포츠맨 유형의 과민성 조루증에 속하는 환자들 중 음경 귀두부의 감각이 너무 민감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방법이다. 문자 그대로 음경의 배부신경 일부를 잘라내어 감각을 차단함으로써 귀두부가 둔감해지는 결과를 얻는 수술법이다. 그러나 이 또한 침습적(侵襲的)인 시술일뿐더러 적용 대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조루증의 일반적 치료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이상적인 자연 치료법으로 각광받는 ‘조루반사 복원요법(早漏反射 復元療法)’이란 게 있기는 있다. 방법을 제창한 학자들에 따라 ‘스탠드 앤드 스톱 테크닉(stand and stop technique)’, 혹은 ‘스퀴즈 테크닉(squeeze technique)’ 등으로 불린다. 이 치료법은 부인이 남성의 음경을 애무하다가 사정의 선구감이 느껴질 때면 귀두부를 쥐어짜듯이 압박해 선구감을 소멸시켰다가 재차 애무를 반복하는 것이다. 소위 사정의 한국성(限局性) 신경근육 반사구조를 연장시키거나 음경의 과민성을 둔화시키는 일종의 훈련법이다.

 매스터즈 등은 이 방법의 성공률이 90% 이상이며 매우 자연적인 치료법이라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조루반사 단련요법 역시 기질적, 정신적 원인이 없는 조루증 초기에 아내의 적극적인 협조가 수반될 때만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루증을 앓는 환자 역시 아내로부터 훈련(?)받는다는 느낌을 갖지 않아야 되는데, 글쎄 과연 그게 얼마나 가능할까?

 그런데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타난 지 10년 만에 프릴리지(Priligy)라는 경구용 조루증 치료제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프릴리지는 ‘특권’을 뜻하는 영단어 ‘프리빌리지(Privilege)’에서 따왔다는데, 제조회사는 ‘조루환자들이 특권처럼 선망해온 충분한 섹스를 남성의 기본적 권리로 되돌려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릴리지의 조루증 치료 원리는 프릴리지에 들어있는 다폭세틴(dapoxetine)이라는 성분이 사정(射精)에 관여하는 중추신경의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킴으로써 사정시기를 늦추는 것이다.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이뤄진 임상실험 결과, 프릴리지를 성관계 1∼3시간 전 복용하면 음경의 질내 삽입부터 사정하기까지 걸리는 이른바 ‘사정시간’이 평균 3∼4배가량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정조절 능력이 향상되고 조루 스트레스는 개선되는 반면, 메스꺼움·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는 조루증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발기부전으로 고통 받는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 개발된 이 조루증 치료제가 일으킬 경제적 파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비관적인 견해 또한 만만치 않다. 프릴리지의 사정 지연 효과는 결국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준 것에 불과한데, 세로토닌 분비 촉진제는 과거에도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약물은 프로작(Prozac)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우울증 치료제이며 한때 ‘해피 메이커(Happy Maker)’라는 병명까지 얻었던 이 프로작의 주성분 역시 뇌에서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플루옥세틴(Fluoxetine)이다. 다시 말해 의사들은 벌써 30여 년 전부터 세로토닌 분비 촉진제를 조루증의 치료 목적으로 응용했지만,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조루증을 조설(早泄), 조루(早漏), 계정(鷄精) 등으로 표현한다. 조설이나 조루는 워낙 일반화(?)된 호칭이니 그나마 괜찮은데, 수탉처럼 암컷의 등에 오르기만 하면 금세 끝나버린다는 계정은 좀 심한 느낌이다. 그러나 병증에 대한 명명(命名)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증상에 대한 표현은 더욱 적나라하기 때문이다.

 조설의 증상을 한번 살펴보자. 먼저 ‘속어감동(速於感動) 질어시설(疾於施泄)’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는 감흥이 신속해서 정액을 발설하는 게 쏜살같다는 뜻이다. 또 병리기전을 덧붙여 설명한 것으로 ‘정기불고(精氣不固) 불능구전(不能久戰)’이란 표현도 있다. 이는 남성의 정기가 굳건하지 못해 오랫동안 싸울(?)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적나라한 표현의 극치이자 남성 수치심의 최고봉은 바로 삽입하기도 전에 사정한다는 ‘미교선설(未交先泄)’이리라.

 조설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심신(心腎)의 부조화다. 정을 주재(主宰)하는 심(心)과 정을 장제(臧制)하는 신(腎)의 협동작용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과 신에 대한 한의학적 개념을 가지고 이를 이해해야만 한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한데, 한마디로 말해 심(心)은 서양의학의 심장(heart)과 정신신경계통을 포괄하는 개념이고, 신(腎)은 신장(kidney)과 비뇨·생식·내분비계통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간단한 설명은 매우 미흡해서 잘못하면 한의학을 오도(誤導)할 수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회가 닿는 대로 따로 알아보기로 하자.

 조설(早泄)의 원인이 심신의 부조화라면, 치료는 심과 신을 잘 조화시키는, 한마디로 조화심신(調和心腎)하면 된다. 아울러 마음을 비우는 청심과욕(淸心寡慾) 또한 병행해야 한다. 서양의학에서도 조루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때 ‘전희(前戱)는 충분히, 삽입(揷入)은 늦게’의 방법과 부인의 협조 아래 ‘성기압박법’ 등이 권유된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부부간 상호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애정 어린 사랑이 조루증 극복의 최첩경임을 알 수 있다.

 피곤에 지친 남편의 건강을 위해 오늘도 정성어린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을 현명한 아내들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덧붙이고 싶다. ‘약보불여식보(藥補不如食補: 약보다는 음식으로 보함이 좋다)’라 했으나 ‘식보불여심보(食補不如心補: 음식보다는 마음으로 보함이 좋다)’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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