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2014]'화해 제스처?'…'反동성애' 외치던 푸틴 대통령, 레즈비언 선수와 포옹

【소치(러시아)=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62·왼쪽 첫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 위치한 네덜란드 선수촌을 방문해 빌렘 알렉산더 국왕(가운데)·막시마 알렉산더 왕비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0일 네덜란드 선수촌을 방문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레즈비언인 이레네 부스트와 포옹을 하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고 11일(한국시간) 전했다.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한 손님과 포옹을 한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레즈비언 선수 간의 포옹은 의미가 남다르다.
러시아는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반동성애법'을 통과시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반동성애법에 대한 반대 표시로 개회식에 불참했고 수많은 기업 및 시민단체들도 유감을 표했다.
국제적인 비난 속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다른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정상적인 관습의 재검토' 바람은 매우 안타깝고 잘못된 일"이라며 "동성애자와 소아성애자는 같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올림픽 개막 후 이어진 주변국들의 싸늘한 반응 때문일까. 푸틴 대통령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듯한 모습이다.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 선수촌을 찾은 푸틴 대통령은 부스트를 발견하고 먼저 포옹을 청했다. 부스트는 같은 날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내게 다가와 포옹을 한 뒤 금메달 획득을 축하한다고 말했다"며 "러시아에서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를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나도 러시아 선수인 올가 그라프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동메달을 딴 것을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며 "긴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나를 만나 굉장히 즐거워 했다"고 덧붙였다.
부스트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7명의 선수 중 1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동성애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스트와 공개석상에서 포옹을 했다. 태도 변화를 보인 푸틴 대통령의 속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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