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인내심 한계' SK, '항명' 스캇 결국 방출

SK는 스캇을 퇴단시키기로 결정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화려해 큰 주목을 받았던 스캇은 거듭되는 부상으로 좀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한데다 지난 15일 문학 한화전을 앞두고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였다.
스캇은 2011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90경기 이상을 뛴 타자였다.
이 때문에 스캇은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으뜸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거듭되는 부상으로 좀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SK가 82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스캇이 나선 경기는 고작 33경기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툭하면' 아팠다.
지난 4월 왼 엉덩이 통증 탓에 4월12일부터 17일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스캇은 4월22일부터는 왼 손목 부상 탓에 결장했고, 5월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열흘 뒤인 5월13일 1군에 돌아왔지만 왼 옆구리 근육 염좌 때문에 5월28일 또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한 달 넘게 2군에서 머물던 스캇은 지난 1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돌아왔다. 그러나 SK의 이만수(56) 감독은 아직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것 같다며 스캇을 4일 만인 5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2군에서 실전을 치르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라는 뜻이었는데, 지난 8일 발이 아프다며 2군 경기 도중 교체된 후 족저근막염 판정을 받고 또 쉬었다.
거듭되는 부상에 이 감독도 지친 듯 당시 "아프지 않은 곳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최정은 1군에 금방 적응했다. 최정이 스캇보다 나은 것 같다"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래도 SK는 스캇이 부상을 털고 돌아와주기를 바라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봤다.
하지만 지난 15일 스캇은 SK의 인내심을 바닥나게 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이 감독에게 다가오더니 언성을 높이면서 무언가에 대해 항의했다.
스캇은 이 감독 면전에서 "당신은 거짓말쟁이다(You are liar)"라며 분노한 기색을 보이는 등 수많은 야구 관계자와 선수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감독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SK 구단은 "스캇이 감독의 기용 문제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2군에 내려보낸 것에 불만을 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선수가 감독에게 언성을 높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인데, 제 역할도 하지 못하던 선수가 이같은 행동을 벌였다는 것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전날 스캇의 돌발 행동 이후 "징계가 있을 것 같다. 고민 중"이라고 말했던 SK는 결국 스캇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1군에서 33경기를 뛴 스캇은 타율 0.267 6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889경기를 경험한 타자가 한국에서 낸 성적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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