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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행세 논란 사퇴한 백인 인권운동가 "나는 스스로 인정한 흑인"

등록 2015.06.17 14:13:30수정 2016.12.28 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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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캔(미 워싱턴주)=AP/뉴시스】흑인으로 알려졌던 미국의 유명 인권운동가가 실제로는 백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흑인인권 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주 스포캔시 지부장인 레이첼 돌레잘(37, 가운데)은 "나의 인종, 가족과 소식 기관에 대한 의혹과 추정이 지역 언론과 외신에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면서 "NAACP가 이번 사안에 대한 결정을 월요일(15일)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그의 부모가 그에게 흑인 혈통이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월16일 돌레잘의 모습. 2015.06.14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흑인 행세 논란으로 최근 사퇴한 미국의 백인 인권 운동가가 "자신이 흑인"이라면서 정체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논란의 인물 레이첼 돌레잘(37)은 16일(현지시간) NBC 방송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은 흑인인가"라는 질문에 "흑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으로 규정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에 앞서 전날 미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주 스포캔시 지부장이던 돌레잘은 "사퇴가 인종·사회적 정의나 NAACP의 대의명분에 부합한다"면서 지부장직을 내려놓았다.

 흑인 인권 운동가로서 유명세를 탄 돌레잘은 최근 그의 부모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백인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백인이면서 왜 흑인 행세를 했느냐가 논란의 쟁점이 됐다.

 NAACP는 지부장이나 옴부즈맨 위원장 자격 요건에 흑인이어야 한다는 사항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둘레잘은 또 "나는 5살 때부터 자신을 흑인이라고 생각했고, 자화상을 그리면서 얼굴을 살구색이 아닌 갈색 크레용으로 그렸다"면서 "얼굴을 태우고 모발을 염색해 외관상 흑인처럼 보이게 했지만 이런 흑인 행세를 쇼라고 보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에 자신을 두고 '혼혈'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이를 정정하는 것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것 같아서 고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NBC의 프로그램에서 그는 "확실히 백인이 아니다"라며 "백인이라는 것이 내가 누구인지를 나타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인종 논쟁을 촉발시켰다.

 스포캔시에서는 15일 돌레잘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 주최자는 "(그에게)속았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돌레잘은 "잔인할 정도만큼 비인간적으로 나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지만 이 논의는 사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라며 "인종과 민족, 문화, 자기결정권, 자의식, 궁극적으로는 자율권의 핵심에 닿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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