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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경제]'공공정책, 빅데이터로 성과 낸다'…"관광코스 개발부터 예산절감까지"

등록 2015.08.20 19:22:04수정 2016.12.28 15: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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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정승은 신한카드 빅데이터 컨설팅 팀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08.19.  taehoonlim@newsis.com

신한카드, 공공분야 빅데이터 시장 적극 개척 나서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 법개정 보다 우선"  "효과 극대화 위해 업계 사이에 정보교환 논의 진전돼야"

【서울=뉴시스】이보람 기자 =  '카드 데이터로 장애인이 타기 쉬운 버스 정류장을 찾아 셔틀버스 노선을 바꾼다',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사용 내역을 분석해 적합한 서울시 관광 코스를 개발한다'  

  국내 빅데이터 산업이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한 가운데에 신한카드가 있다.

 현재 신한카드는 2년 전부터 쌓아온 빅데이터와 분석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공분야 빅데이터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 이용 정보를 활용해 공공 분야의 목적에 맞게 해석하는 빅데이터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카드 결제 정보를 분석해 교통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거나 연령별 카드 이용내역을 바탕으로 실버사업 정책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컨설팅을 이끌고 있는 정승은 팀장은 "카드 정보를 새로운 영역에 적용해 보자는 취지"라며 "공공 정책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공공 빅데이터 산업에 앞장서는 이유는 정보활용 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다. 지난해 카드 정보 유출사태 이후 아직까지 개인정보의 활용이나 제공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정 팀장은 "아직도 국민정서가 빅데이터를 개인정보 유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당장 수익을 내는 사업보다는 공공컨설팅 분야부터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종전까지 정보를 활용해 마케팅이나 공공정책을 결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분들에게도 빅데이터의 니즈를 갖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본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공공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다양한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클라이밋 코퍼레이션(Climate Cops)은 기후 데이터를 이용해 곡물 수확량을 예측하고 있고 일본도 지진 안전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인구이동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신한 빅데이터 컨설팅은 관광정책 개발과 지역 상권 매출 확대에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신용카드를 지출한 내역을 분석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의료부문과 가전구매 등에서 고액 결제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대한지적공사와 제천시의 관광 분석 컨설팅을 통해 관광객 소비 지도를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광객 소비 구역을 재설정 하도록 했다.

 공공 빅데이터는 앞으로 범죄나 테러리즘 같은 분야 뿐 아니라 공공분야 예산 절감에까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의 활용과 전망을 자세하게 듣기 위해 20일 신한카드 본사에서 정 팀장을 만났다.

 - 언제부터 빅데이터 쪽에 관심을 갖게 됐나.

 "마케팅 팀에서 고객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일과 CRM(고객관계관리) 부서에서 있으면서 데이터와 분석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최근에 빅데이터가 화두가 되면서 이쪽으로 업무의 초점이 맞춰졌다. 재작년 빅데이터 센터 창립 시에 센터에서 일하다가 작년말부터는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 빅데이터 컨설팅은 주로 어떤 일을 맡는 건지.

 "빅데이터는 쓰지 않던 데이터를 새로운 용도에 쓴다는 개념이다. 기존에 카드사들이 카드 데이터를 카드사 마케팅이나 고객관리에 이용해 왔던 부분을 좀 더 진전시킨 거다.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소비 행태와 라이프사이클 분석이 가능하다. 소비 행태 데이터를 지역 경제 활성화나 관광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가공해 주는거다. 이해 관계가 없어도 제휴사 마케팅 방안을 분석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빅데이터 컨설팅이 카드사의 수익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카드사 이익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는 제휴사가 성장하면 신한카드 매출이 연결될 거라고 본다. 또 매출과는 별도로 제휴사의 혜택이 늘어나면 카드 고객의 충성도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거다."

- 사실 지금까지 빅데이터는 수익성과 관련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신한카드에서 이런 지적을 반박할 만한 사례가 있나.

 "현실적으로 카드사가 당장 빅데이터를 이용해 수익 사업을 하기엔 어렵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겟 마케팅'을 예를 들면 개인별 특징을 잡아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데 현재의 인식 수준과 법제도 내에서는 불가능하다"

- 신한카드의 대표 빅데이터 상품인 '샐리(Sally)'를 기획했다고 들었다

 "셀리는 제휴사 마케팅을 해주는 플랫폼이라고 이해면 된다. 제휴사가 신용카드 데이터를 이용해서 타깃으로 잡을 수 있는 고객을 찾고 그에 맞는 혜택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자재 가게라고 하면, 카드 데이터를 이용해 한번에 많이 사고 자주 오는 고객을 구별해낼 수 있다. 이런 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샐리'를 이용해서 상품을 제안하고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거다. 찾아오는 모든 고객이 아니고 특정 대상에게만 혜택을 주기 때문에 판매상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부분이 고객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다."

-민간 업계에서는 대응이 발 빠른데, 빅데이터 관련해서 정책이 개선되는 속도는 늦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책이 개선되려면 법적인 관문도 넘어야 하지만 국민 정서가 더 큰 장애다. 억지로 법을 바꿨다고 해도 정서가 따라주지 않으면 결국 정책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는 문제다. 사회적 분위기나 마인드가 '빅데이터는 이롭다, 개인정보에 반하는 게 아니다'라는 인식이 이뤄진 후에 정책 개선이 따라와야 하는 것 같다."

-빅데이터 센터가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인식 제고 역할을 하고 있는건가.

 "일단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거다. 빅데이터로 단 10%만이라도 싸게 샀다면 고객들도 우호적이 될 수밖에 없을거다. 정보 유출 때문에 불안해 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런 고객들의 인식도 점차 바꿔나간다면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은 많을 것이다."

- 현재 정책에서 조금 만 더 진전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빅데이터는 각 기관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다 연결해서 분석해야 의미가 있다. 지금 제도는 이런 길을 모두 차단해 놨다. 할인점은 할인점이 고객을 분석해야 하고 카드사는 카드결제 정보 외에 분석할 수 없다. 할인점 고객 데이터와 카드 이용 데이터를 같이 분석해야 고객 효과가 극대화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업권 간 정보 공유가 이뤄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 빅데이터 산업의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보나.

 "카드 데이터를 소비 데이터로 바꿔서 다른 제휴사나 공공기관 컨설팅하던  지금의 방식은 더 늘어날거다. 앞으로는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소비 데이터와 다른 데이터를 생성·결합하는 시장이 활성화될 거 같다.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국민적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제도만 받쳐준다면 앞으로 더욱 매력적인 산업이 될거다."

-최근에 빅데이터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늘었다.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빅데이터를 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주로 통계나 알고리즘 등 분석기법을 공부하지만, 제일 중요하는 것은 데이터를 해석하는 관점이다. '데이터를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한 거다. 이전에는 쓸모없던 데이터도 다시 활용할 수 있는게 빅데이터다. 데이터의 해석과 활용에 대한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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