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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VS 2015⑤]현재의 성덕선 엄마는 '워킹맘' 또는 '경단녀'

등록 2015.12.11 06:00:00수정 2016.12.28 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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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엄마들이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는 장면. (사진=CJ E&M 제공)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엄마들이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는 장면. (사진=CJ E&M 제공)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엄마'들은 대부분 전업주부다. '도롱뇽'으로 불리는 '동룡'(이동휘)의 엄마만 7년째 보험왕을 차지한 '워킹맘'으로 나온다. 당시에는 아버지가 일하고, 어머니는 집에서 가사를 돌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15년에는 일하는 여성, 일하는 엄마가 대세다. 전체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절반을 넘고, 또 일하는 여성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현재라면 '응팔'의 '성덕선'(혜리) 엄마 '이일화'(이일화)나 '선우'(고경표)의 엄마 '김선영'(김선영)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크다.

 ◇줄어든 아버지의 월급, '맞벌이'가 필수 인 사회

 일하는 여성이 대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버지의 임금과 관련 있다. '응팔'에서 성덕선의 집은 반지하에 살아도 아버지 '성동일'(성동일)의 월급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다. 아내 이일화는 매일 "돈이 없다"고 잔소리하지만, 1988년에는 은행원인 성동일의 월급봉투 하나로도 다섯 식구가 살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불가능해졌다. 임금으로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을 나타내는 '실질임금'을 보면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상승률이 9.6%에 달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의 실질임금 상승률도 6.4%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1996년부터 아버지의 월급봉투가 작아 보이기 시작했다. 1996년 임금은 7%가 올랐으나 실질임금 상승률은 2.4%에 그쳤다. 경제위기가 터진 1997년의 경우 실질임금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9.25%)했다 1998년 11.14% 상승하며 겨우 회복했다. 이 2년 동안 실질임금 상승률은 2%에 그쳤다.

 이후 실질임금 상승률은 2000년 5.59%, 2001년에는 1.58%에 머물렀고, 2002년 8.5%, 2003년 5.83%를 보였다. 이후 2004년부터 실질임금 상승률은 2~3%대 수준을 보이며,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 3.93%, -1.39%로 오히려 월급이 줄었다.

 쪼그라든 아버지의 월급은 맞벌이를 강요했다. 현재의 맞벌이는 여성의 사회진출과 사회적 지위의 신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줄어든 가계소득을 메우려는 방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맞벌이 가구는 얼마나 될까. 전체 가구 중 518만6000가구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43.9%를 차지한다. 맞벌이 가구는  40대가 가장 많다. 40~49세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51.8%로 절반을 넘었고, 50~59세도 51.3%로 집계됐다. 50대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30~39세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42.1%, 15~29세는 37.4%로 나타났다. 

 결혼한 여성이 일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오히려 일하지 않는 기혼여성이 더 적다. 2014년 15~54세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9.5% 고용률은 59.3%였다. 연령별로 보면, 40~49세와 50~5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각각 66%대로 높고, 30대 51.8%, 15~29세가 48.6% 순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여성 많지만, 관리자 없고…비정규직이 다수

 그러나 일하는 여성의 숫자는 늘었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고위직까지 진출하는 여성은 여전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2006년 여성 관리자 비율은 11.2%로 10명에 1명뿐이었다. 그나마 여성의 관리직 비율은 매년 지속해서 상승해 올해 19.4%까지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에서 일하는 여성의 비율도 남성에 비해 적다. 2014년을 기준으로 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의 비율은 38.4%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53.7%로 절반을 넘고 있다.

 또 '일하는 여성' 중 5명 중 1명은 일명 '경단녀(경력단절 여성)'가 되고 있다. 기혼여성 중 결혼, 임신 및 출산, 육아, 자녀 교육(초등학생),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21.8%에 달하고 있다. 인원으로는 205만3000명에 달한다.  

 경력단절이 가장 많이 나타난 연령대는 역시 30대다. 출산과 육아를 하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단녀 205만3000명 중 30~39세가 53.1%를 차지하고, 40~49세 29.8%, 15~29세 8.6%, 50~54세 8.5% 순으로 나타났다.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여성의 경력단절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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