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VS 2015⑤]현재의 성덕선 엄마는 '워킹맘' 또는 '경단녀'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엄마들이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는 장면. (사진=CJ E&M 제공)
2015년에는 일하는 여성, 일하는 엄마가 대세다. 전체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절반을 넘고, 또 일하는 여성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현재라면 '응팔'의 '성덕선'(혜리) 엄마 '이일화'(이일화)나 '선우'(고경표)의 엄마 '김선영'(김선영)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크다.
◇줄어든 아버지의 월급, '맞벌이'가 필수 인 사회
일하는 여성이 대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버지의 임금과 관련 있다. '응팔'에서 성덕선의 집은 반지하에 살아도 아버지 '성동일'(성동일)의 월급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다. 아내 이일화는 매일 "돈이 없다"고 잔소리하지만, 1988년에는 은행원인 성동일의 월급봉투 하나로도 다섯 식구가 살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불가능해졌다. 임금으로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을 나타내는 '실질임금'을 보면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상승률이 9.6%에 달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의 실질임금 상승률도 6.4%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1996년부터 아버지의 월급봉투가 작아 보이기 시작했다. 1996년 임금은 7%가 올랐으나 실질임금 상승률은 2.4%에 그쳤다. 경제위기가 터진 1997년의 경우 실질임금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9.25%)했다 1998년 11.14% 상승하며 겨우 회복했다. 이 2년 동안 실질임금 상승률은 2%에 그쳤다.
이후 실질임금 상승률은 2000년 5.59%, 2001년에는 1.58%에 머물렀고, 2002년 8.5%, 2003년 5.83%를 보였다. 이후 2004년부터 실질임금 상승률은 2~3%대 수준을 보이며,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 3.93%, -1.39%로 오히려 월급이 줄었다.
쪼그라든 아버지의 월급은 맞벌이를 강요했다. 현재의 맞벌이는 여성의 사회진출과 사회적 지위의 신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줄어든 가계소득을 메우려는 방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맞벌이 가구는 얼마나 될까. 전체 가구 중 518만6000가구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43.9%를 차지한다. 맞벌이 가구는 40대가 가장 많다. 40~49세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51.8%로 절반을 넘었고, 50~59세도 51.3%로 집계됐다. 50대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30~39세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42.1%, 15~29세는 37.4%로 나타났다.
결혼한 여성이 일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오히려 일하지 않는 기혼여성이 더 적다. 2014년 15~54세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9.5% 고용률은 59.3%였다. 연령별로 보면, 40~49세와 50~5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각각 66%대로 높고, 30대 51.8%, 15~29세가 48.6% 순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여성 많지만, 관리자 없고…비정규직이 다수
그러나 일하는 여성의 숫자는 늘었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고위직까지 진출하는 여성은 여전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2006년 여성 관리자 비율은 11.2%로 10명에 1명뿐이었다. 그나마 여성의 관리직 비율은 매년 지속해서 상승해 올해 19.4%까지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에서 일하는 여성의 비율도 남성에 비해 적다. 2014년을 기준으로 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의 비율은 38.4%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53.7%로 절반을 넘고 있다.
또 '일하는 여성' 중 5명 중 1명은 일명 '경단녀(경력단절 여성)'가 되고 있다. 기혼여성 중 결혼, 임신 및 출산, 육아, 자녀 교육(초등학생),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21.8%에 달하고 있다. 인원으로는 205만3000명에 달한다.
경력단절이 가장 많이 나타난 연령대는 역시 30대다. 출산과 육아를 하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단녀 205만3000명 중 30~39세가 53.1%를 차지하고, 40~49세 29.8%, 15~29세 8.6%, 50~54세 8.5% 순으로 나타났다.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여성의 경력단절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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