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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앙도서관 외부인 개방 놓고 시끌…"학습권 침해" vs "사회 공헌"

등록 2016.06.19 15:23:58수정 2016.12.28 17: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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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정관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 이종환 관정이종환교육재단 이사장, 유종필 관악구청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내빈들이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다. 2015.02.05.  fufus@newsis.com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정관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 이종환 관정이종환교육재단 이사장, 유종필 관악구청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내빈들이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다. 2015.02.05.  fufus@newsis.com

외부인이 유료 회원제 가입하면 재학생 열람실 사용 가능  재학생들 "학생들 학습권을 학교가 수익사업에 이용" 주장  학교 측 "지역사회 공헌 및 졸업생 위한 것…수익 목적 아냐"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서울대 중앙도서관의 외부 개방을 놓고 재학생과 학교 측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재학생들은 도서관 유료회원들이 열람실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학습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서울대 학내 게시판을 중심으로 '중앙도서관의 외부인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반면 학교 측은 도서관 개방은 국립대의 사회적 책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료회원, 일반열람실 프리패스?…학생들 불만 비등



 서울대는 2000년부터 중앙도서관 제5열람실과 제6열람실을 관악구민과 졸업생 등 비(非)재학생들에게 개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재학생들만 사용할 수 있는 관정도서관이 개관하자 1000석에 달하던 중앙도서관 외부인 좌석 수는 제3열람실 3B 구역 474석으로 축소됐다. 관정도서관 개관으로 2500여석의 열람실이 새로 확보된 만큼 중앙도서관 제5~6열람실을 부족한 자료실 공간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당시 학교 측은 780석의 제1열람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재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대신 학교 측은 외부 이용자가 '중앙도서관 회원제'에 가입하면 재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제1~3열람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는 2007년부터 관악구민회원(8만원), 동문회원(10만원·15만원), 일반회원(12만원) 등으로 구분된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회원이 아닐 경우 신분증을 제출한 뒤 제한된 좌석만 이용할 수 있는 데 반해 유료회원이 되면 대출은 물론 중앙도서관 열람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재학생들은 학교의 이같은 방침으로 학습권이 침해당했다며 불만이 상당하다. 외부인들이 열람실 곳곳을 이용함에 따라 재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좌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은 "시험 기간이 되면 재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좌석 수가 부족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일찍부터 중앙도서관 좌석을 차지해 결국 커피숍으로 발길을 돌리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몇몇 외부 이용자들의 매너 부족으로 인한 문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학내 게시판 '스누라이프'에는 "외부인이 열람실 내에서 코를 골고 잔다" "실내에서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아 짜증 난다" "안 그래도 없는 좌석을 두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등 목격담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재학생은 "학교가 재학생들의 학습권을 돈과 맞바꿨다" "회원제 서비스로 인해 열람실 내 재학생과 외부인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등 중앙도서관 회원제 시스템을 비판했다.

 ◇"수익사업 오해…국립대로서 책무"

 학교 측은 중앙도서관 외부개방은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일뿐 수익사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서울대가 법인화되기 전부터 도서관을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됐다"며 "하지만 책은 한정돼 있고 무상으로 대출까지 하게 되면 재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회원제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학교를 졸업한 후 공부나 연구를 계속해 온 졸업생들조차 대출이 안돼 민원이 많았다"며 "현재 회원제 이용자 중 졸업생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제를 운영하다 보니 수익이 일정 부분 따라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수익이 중앙도서관 회원제 운영의 목적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회원제로 얻는 수입은 화장실, 전기세, 청소비용 등 동문과 재학생, 주민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또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일반인들 역시 예전보다 열람실 좌석 수가 줄었으니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종전부터 도서관 좌석이 부족하지 않았던 시절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을 상대로 중앙도서관과 관정도서관 이용에 따른 불편 사항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중앙도서관 외부인 개방이 지역사회를 위하는 것이라는 학교 측의 취지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재학생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취합하는대로 학생들에게 공표한 후 중앙도서관 책임자를 만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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