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엘시시 정권,대선 투표율 높이려 협박·보상·회유

【카이로=AP/뉴시스】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이집트 대선이 실시되고 있다. 사진은 압델 파타 엘리시 대통령(위)과 야권 후보 무사 무스타파 무사 알가드당 대표의 사진이 들어있는 투표용지. 2018.3.2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이집트 대선에서 사실상 이미 승리를 확정지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정권이 연임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떻게든 투표율을 끌어올리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27일(현지시간) 이틀째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 전날 시작된 투표는 28일 마감되는데 야권 후보는 인지도가 낮은 무사 무스타파 무사 알가드당 대표뿐이라 엘시시 대통령의 당선이 벌써 확실한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여러 야권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치 탄압 우려와 당선 가능성 희박을 의유로 줄줄이 사퇴했다. 엘시시 '1인 독주'나 다름 없는 구도가 짜인 만큼 투표율이 높아야만 재집권을 정당화할 구실이 생긴다.
2013년 이집트 대선 투표율은 50%도 되지 않았지만 엘시시는 97%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려 당선됐다. 엘시시 정권은 질서 재건과 경제 개혁을 이유로 언론과 시민 자유를 제한하고 반정부 세력을 단속해 비난을 받아 왔다.
AP통신은 정부 관료들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보상과 협박, 회유 등 갖가지 술책을 짜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지사, 지역 공동체 대표들, 학교, 경찰, 성직자, 기업인할 것 없이 난데없는 투표 독려 활동에 나섰다.
수도 카이로의 한 국영 수도위생 업체 직원들은 출근할 때 손가락에 투표에 쓰인 잉크가 묻어 있는지 확인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한 직원은 "팀장이 협박조로 투표를 해야 좋을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간 하도급 입체에서는 직원들이 투표한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협박을 당했다고 알려졌다.
한 대학에서는 대선 사흘 동안 직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투표를 하도록 했다. 책임자로 지목된 인물이 자기 팀을 데리고 투표를 하는지 안하는지 감시하도록 하기까지 했다.
카이로의 한 길거리 상인 단체는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경찰 단속과 물품 압수를 피하고 싶다면 회원들에게 투표를 하라고 촉구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몇몇 지역에선 아예 경찰관들이 발벗고 나서 집집마다 돌며 투표를 촉구했다.
베헤이라 주정부는 색다른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들은 투표율이 가장 높은 마을에 수질과 위생 서비스 개선 같은 보상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아스완에선 최고 투표율 지역에 재정적 보상이 약속됐다.
친정부 의원이 이끄는 한 자선단체는 시골 지역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버스를 대절해 주기도 했다. 한 주민은 이 단체가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보여주면 100이집트파운드(약 6000원)를 지급하겠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아직 정확한 투표율은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와 안보 불안이 심한 시나이 반도 지역에서는 이미 투표율이 상당한 상태라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율이 얼마일지는 두고봐야 한다. AP통신은 26일 저녁 투표 첫날 마감 직전 카이로의 몇몇 투표소를 방문했는데 투표율이 7% 조차 되지 않는 곳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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