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전 직원들, 코로나 시국에 '단체 술판'…'솜방망이' 징계 논란
최승재 의원실 자료 …3차 유행 당시 방역 위반
집합 금지 어기고 19명이 낮술…전원 경고 그쳐
도 넘은 기강 해이에도 한전은 '제 식구 감싸기'
올해 7월 남부건설본부 직원 4명도 경징계 처분
사상 최대 적자 우려 속 직원들 기강 해이 도마
한전 "유사 사례 재발 않도록 내부 교육 강화"
![[세종=뉴시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제공)](https://img1.newsis.com/2019/04/10/NISI20190410_0000306788_web.jpg?rnd=20190410161806)
[세종=뉴시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제공)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가 지난해 말 코로나19 3차 유행 우려가 제기되던 시점에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 지침을 어기고 술판을 벌인 직원들에게 슬그머니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2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모여 낮술을 마시다 적발됐는데도 처분은 가장 약한 '경고'에 그친 것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 직원들이 정부의 방역 지침을 내팽개친 채 집단으로 술판을 벌이는 등 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상황에서도 한전은 일벌백계에 나서기는커녕,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22일 한전 경북본부 소속 직원 등 총 19명이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인한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들이 받은 징계는 '경고' 조치로 사실상 가장 약한 처분이다.
앞서 경북본부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27일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에 경북 도내 모처에서 오전 11시 4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모임을 한 바 있다. 당시 자리에서는 술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11월 말 시행한 공직 복무점검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은 코로나19 3차 유행이 본격화한 즈음으로, 방역당국은 연말을 앞두고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필수적 활동 외에는 집에 머물러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특히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방역을 강화하겠다며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모든 공무원과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에 대해 그해 11월 24일부터 강화된 복무 지침을 적용했다. 당시 한전 본부에서도 '코로나19 관련 공직기강 확립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지침이 내려진지 불과 사흘 만에 한전의 지역본부 직원들이 대낮에 거한 술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온 국민이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지인은 물론 가족 간의 만남조차 자제하던 시기라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공기업 직원임에도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신분을 망각한 채 술판을 벌인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지나치게 약한 처분을 내렸다는 점에서 한전이 기강 해이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한전과 달리 공직사회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경우 해임·정직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17개 광역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계 받은 전국 지방공무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총 46명이다. 징계 유형별로 보면 해임 1명(대구시), 정직 2명(대구시), 감봉 20명, 견책 22명 등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한전은 방역 지침을 위반한 것이 적발돼 징계를 받은 타 지역본부 직원들에게도 지난 7월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이 최승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9일 남부건설본부 직원 4명이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으로 징계 처분을 받았다. 징계 수위를 보면 이들 중 2명은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경고를, 1명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1명은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경고 조치에 그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원들의 코로나19 방역 위반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는데도 불구, 중징계는 없었던 것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의 끊이지 않는 기강해이는 결국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솜방망이 처벌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뉴시스]한국전력의 올해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직원 징계 현황. (자료=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10/10/NISI20211010_0000843763_web.jpg?rnd=20211010164425)
[세종=뉴시스]한국전력의 올해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직원 징계 현황. (자료=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한전이 올해 사상 최대 적자 우려로 4분기 전기요금 인상까지 결정한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경각심이 약해졌다는 점을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순손실은 각각 3조2677억원으로 추산된다.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의 올해 순손실 규모 예상치는 7575억원에 달한다.
한전의 부채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부채는 66조729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81조70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135.4%에서 159.9%까지 치솟게 된다.
이에 한전이 올해 4분기(10~12월분) 연료비 조정 단가를 ㎾h당 -3원에서 0원으로 올렸지만 적자를 메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정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로 대폭 상향하며 전기료 추가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가뜩이나 공기업의 경영 악화가 국민적 질타를 받는 상황임에도 한전은 직원들의 기강 해이를 바라보기만 할 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적극적인 대처와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한전은 직원들의 방역 지침 위반에 대해 내부적인 경각심 제고에 나서겠다는 원론적인 방침만을 내세우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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