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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마지막 핵군축 '뉴스타트' 만료 D-1…"세계 군비경쟁 심화 우려"

등록 2026.02.04 14: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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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후 핵군축 체제 사실상 종언

러 "세계에 경종"…오바마 "세계 더 위험해져"

트럼프, 러 1년 연장 제안에 응답 안 해

[나가사키=AP/뉴시스] 1945년 8월 6일 자료 사진으로, 미군의 일본 히로시마 핵 폭탄 투하 한 시간 뒤 버섯 구름이 관측되고 있다.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마지막 핵군축 조약인 '뉴스타트'가 5일 만료되면서 세계 군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6.02.04.

[나가사키=AP/뉴시스] 1945년 8월 6일 자료 사진으로, 미군의 일본 히로시마 핵 폭탄 투하 한 시간 뒤 버섯 구름이 관측되고 있다.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마지막 핵군축 조약인 '뉴스타트'가 5일 만료되면서 세계 군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6.02.0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5일(현지 시간)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스타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두 강대국 간의 마지막 핵 통제 장치다.

가디언은 3일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는 가운데 뉴스타트 종료는 2차 세계대전 이후 50년 넘게 유지돼 온 핵군축 체제의 사실상 종언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 방문 중 자국 언론에 "이제는 새로운 국면, 새로운 현실에 들어섰으며 우리는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위험 감시 단체인 원자력과학자회보(BAS)의 알렉산드라 벨 회장은 "2025년을 거치며 핵 위험과 관련한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제 이틀 후면 미·러 양대 핵 보유국 간 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세기 동안 쌓아온 노력이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2010년 러시아 대통령으로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뉴스타트를 체결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이 조약 만료는 모든 이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조약이 없어지면 신뢰도 없어진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약 종료는 수십 년간의 외교적 성과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또 다른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트는 양국의 실전 배치 전략 핵탄두를 1550기, 미사일과 폭격기 등 운반체를 800기로 제한한다. 그러나 이 조약은 단순히 무기 숫자를 제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조약이 종료되면 상호 검증과 정보 공유, 현장 사찰 등의 시스템도 멈추게 돼 상대 전력을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경쟁이 시작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조약을 1년 연장하자고 제안했고, 이후에도 러시아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제안이 유효하다고 밝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생각처럼 들린다"고 밝혔는데, 이후 실질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답이 없는 것 자체가 하나의 답변"이라고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인터뷰에서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라며 "더 나은 협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1970년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이 군축 노력을 포기할 경우, 비핵국의 조약 이행 명분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무기통제협회 대릴 킴볼 회장은 "이 조약 붕괴는 매우 빠른 속도로 새로운 핵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미국 내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핵전력을 대폭 증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축 전문가들은 이를 비현실적인 기대라고 평가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제니퍼 캐버나 방산우선순위연구소 국장은 "러시아와의 합의 없이는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군축 협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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