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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혼 안해?" 불륜男 살해혐의 30대女 징역 12년

등록 2021.12.14 07:00:00수정 2021.12.14 09: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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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서 만난 남성과 불륜

"남자가 자해했다"며 혐의 부인

상처 분석결과 '스스로 내기 어려워'

[그래픽]

[그래픽]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불륜관계인 남성을 '이혼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여성은 피해 남성의 극단선택, 정당방위, 심신상실 등을 주장했지만 부검 의견 등 과학적 판단이 혐의 인정에 근거가 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부장판사 박사랑·권성수·박정제)는 살인 혐의를 받는 A(35)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4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불륜관계에 있던 남성 B(44)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에게는 배우자와 자녀들이 있었지만, 둘은 지난해 7월 A씨가 일하는 유흥주점에서 처음 만난 후 같은 해 9월부터 연인관계가 된 것으로 조사됐고, 사귀는 동안 둘은 이혼 문제 등을 이유로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도 A씨와 B씨는 3차까지 술을 마신 후 함께 A씨 집으로 와 '이혼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크게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당일 새벽 2시께 B씨 아내에게 전화해 스피커폰으로 '오빠 나랑 같이 있다', '이혼하고 싶다며', '내가 지어낸 이야기냐', '말해라' 등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를 거부하는 B씨에 격분한 A씨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도 좌측 가슴에 자창이 있어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B씨가 먼저 흉기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B씨가 자신에게 먼저 흉기를 휘두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몸에 난 상처가 B씨 사망 이후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는 A씨 주치의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 주치의는 A씨에게 흉기에 찔린 3개의 상처가 있었지만, 딱지가 생기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최대한 '24시간 이내 생긴 상처'라고 증언했다.

A씨가 병원에 후송된 시간 등을 고려하면, 이 상처는 지난 5월4일 오후 5시32분부터 같은 달 5일 오후 4시56분 사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B씨 사망 추정 시점(5월4일 오전 2시10분~오전 11시) 이후다.

재판부는 A씨가 "사건 당일 오후 잠에서 깨 B씨가 쓰러진 것을 발견한 후 자해를 시도했다"고 진술했음을 언급하며, 상처가 모두 이때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B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도, B씨 몸에 난 상처 형태를 토대로 '오른손잡이 B씨가 스스로 내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불륜관계에 있던 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이로 인해 유족은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유족이 피고인 엄벌을 탄원하고, 피고인은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관계에서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 등 살인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은 낮다고 판단, 검사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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