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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인수로 트위터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 떠안는다

등록 2022.05.02 11:58:21수정 2022.05.02 21: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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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비용 중 트위터가 내는 빚 표준 2배 수준

트위터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준 크게 넘어

테슬라 주식 팔아 트위터 적자 메울 가능성

타산 안맞아 계약 파기 땐 위약금 1조3000억원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트위터 본사가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2.04.26.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트위터 본사가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2.04.2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은 인수합병 역사상 재무적으로 전례가 없는 이례적인 일들의 연속이며 트위터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를 안기게 될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7년 기업 인수합병이 한창 유행일 때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 등의 사모펀드가 텍사스주의 에너지 기업 TXU를 450억달러(약 56조9250억원)에 사들인 것이 미국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다.

머스크는 개인 자격으로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5조6776억원)에 매입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합병작업이 모두 끝나면 미 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가 된다.

머스크는 전통적 사모펀드 방식을 넘어 개인 보유 현금으로 전체 인수비용의 4분의 3을 지불할 예정이다. 또 이른바 레버리지 인수라는 방식으로 130억달러(약 16조4554억원)을 트위터 이름으로 빌려서 충당한다. 트위터가 안게 되는 부채는 이 회사의 이익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머스크는 막힘없는 언론자유를 트위터 인수 이유로 밝혀왔다. 이에 따라 트위터 콘텐츠 순화장치가 제거되면 허위정보와 비방이 난무하면서 트위터의 주 수입원인 광고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머스크 개인으로서도 트위터 인수는 재무적 위기가 될 수 있다. 사모펀드의 인수합병은 투자자들이 대부분 대부금으로 인수비용을 충당함으로써 개인이 지는 부담을 최소화한다. 그러나 머스크가 인수하는 방식 때문에 트위터의 이익이 줄어들면 머스크 개인이 져야하는 재무적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테슬라사 주식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 테슬라의 가치도 트위터와 밀접해진다. 트위터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을 처분해 적자를 메워야 한다. 또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 머스크는 추가로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 

머스크는 TED 콘퍼런스에서 "돈 문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의 기업 관행을 뒤집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트위터 인수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지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거의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가 근로자들을 대거 해고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머스크도 언론 매체를 인수한 다른 기업인들의 전례를 따를 수 있다. 인수하되 당장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미래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투자하는 돈의 규모가 너무 크고 많은 빚을 내기 때문에 그런 방식은 어려울 전망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은 2013년 워싱턴포스트(WP)를 2억5000만달러(약 3165억원)에 인수했고 마크 베니오프는 2018년 타임지를 1억9000만달러(약 2405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했다. 머스크로선 궁극적으로 트위터가 수익을 내야 할 형편인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보유한 트위터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 전부를 주당 54.20달러(약 6만8600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드는 총 465억달러(약 58조8411억원) 가운데 210억달러(약 26조5734억원)은 현금으로 지불할 예정이며, 이 비용의 일부를 테슬라 주식을 처분해 충당한다고 했다. 지난주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80억달러어치를 처분했다.

125억달러는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여러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금리가 4% 내외다. 나머지 130억달러는 트위터가 차주가 돼 7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게 된다. 이 부채의 금리는 약 5%에서 10%까지 달한다.

트위터의 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은 10억달러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빌릴 수 있는 돈은 표준적으로 6배 정도다. 머스크가 트위터 명의로 빌리는 돈은 이의 2배에 달한다.

머스크는 물론 개인 보유 자산으로 트위터의 비용을 충족할 능력이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빌리는 돈의 금리에는 상환불능 대비 가산금리가 붙어 있다. 트위터가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채권을 새 투자자에 처분하게 되고 머스크는 더 많은 테슬라 주식을 처분해 새 투자자에게 빚을 갚거나 트위터의 지분을 넘겨야 할 수도 있다.

테슬라사의 지난 29일 가치는 9020억달러(약 1142조2026억원)으로 머스크가 지난달초 트위터 인수계획을 처음 밝혔을 때보다 20% 가량 하락했다. 트위터의 재무 상황이 악화해 머스크가 추가로 테슬라주식을 팔아 트위터의 부채를 갚거나 추가로 담보를 제공해야 하면 테슬라 주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로부터 보수를 받지 않으며 성과에 따라 테슬라 주식을 받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밝힌 뒤로 나스닥 주가지수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머스크의 인수제의 가격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6개월 전 트위터의 주가는 머스크의 인수제안가보다 비싸게 거래됐지만 올들어 크게 하락해 조만간 머스크 제안가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머스크는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현금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토마 브라보라는 기술투자회사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안투자펀드 아폴로도 참여를 검토중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인수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울 경우 10억달러(약 1조2667억원)의 위약금을 내고 인수계획을 철회할 수도 있다. 보유 재산이 2000억달러(약 253조3400억원)으로 평가되는 그로선 큰 부담은 아닌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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