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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꿈꿨던 고3…"장기 기증 할래" 마지막 소원 됐다

등록 2025.01.21 11:35:47수정 2025.01.21 11: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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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심장이식 수혜자 "감사"에 큰 위로

"장기기증 마지막소원 이뤄준 것이라 생각"

[서울=뉴시스]울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5명에게 기증하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돕고 숨진 故 엄태웅(17)군.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5.01.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울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5명에게 기증하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돕고 숨진 故 엄태웅(17)군.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5.0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간호사를 꿈꿔온 고3 남학생이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과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9일 뇌사 상태였던 故 엄태웅(17)군이 울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5명에게 기증하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돕고 숨졌다고 21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 5일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 근처 포항의 한 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상태가 위급해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고인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전문 의료인을 꿈꾸었던 만큼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면 뜻 깊을 것으로 생각해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이 몸의 일부라도 다른 사람의 몸 속에 살아 숨 쉬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고인의 어머니는 “태웅이가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볼 때면 나도 저런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면서 "기증은 태웅이의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생각해 그 소원을 이뤄준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쾌활해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축구와 농구 등의 운동을 좋아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경주시에 있는 효청보건고등학교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해왔다. 또 호주로 유학을 떠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했다고 한다.

고인의 아버지 엄정용 씨는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잘 쉬고, 원하던 모든 것을 다 하길 바란다"면서 "네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전했듯, 많은 사람들이 너를 기억하고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랐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전했다.

고인의 가족들은 인체 조직기증이 끝난 후 먼저 진행된 장기기증 소식을 전해 들었다. 심장 이식 수혜자의 가족들이 "감사하다고 전해 달라"는 말에 큰 위로를 받았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엄태웅 군과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생명나눔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로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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