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美생산 늘릴까' 고심하던 삼성·LG, '철강 관세'에 한숨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가격 인상 가능성
가전서 철강 비중 10% 이상…원자재 부담 가중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 없다"라고 밝혔다. 2025.02.11.](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00099501_web.jpg?rnd=2025021108095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 없다"라고 밝혔다. 2025.02.11.
가전에 대한 리스크 해소를 위해 멕시코 등에서 생산하던 제품 일부를 미국 내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지만 철강 관세로 주재료인 철강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산을 제외한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간 관세가 면제되던 한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시점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월12일 0시1분(한국시간 오후 2시1분)으로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무역확장법 232조를 바탕으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당시 협상 끝에 수출량을 줄이는 대신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번 조치로 한국산 철강에 적용되던 무관세 혜택이 사라진 것이다.
철강은 냉장기·세탁기 등 가전 원자재 구입비에서 1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주재료 중 하나다.
LG전자의 경우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철강 매입액으로 1조3191억원을 사용했으며 비중은 11.7%로 나타났다. 주요 매입처는 포스코이며, 미국 등 해외 공장에서 사용되는 철강 역시 대부분 국내산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한국산 철강 제품이 미국산 대비 20% 저렴했지만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은 더 비싸질 수 있다. 업계는 미국산 강판 구매를 비롯한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세탁기 공장, LG전자는 테네시주에 세탁기·건조기 공장을 운영, 현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당초 멕시코에 25% 관세가 예고되면서 현지에 가전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부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 등을 생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발효를 앞두고 협상 끝에 시점을 30일 유예한 바 있다. 일단 한숨 돌린 가전업계에 철강 관세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철강이 적용받고 있는 무관세 쿼터 내 물량에 대해서도 일괄적인 관세가 부과되면 철강을 수입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의 원자재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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