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알뜰폰 인기…작년 가입자 순증 반토막
작년 말 기준 알뜰폰 949만…전년 대비 약 77만 증가
'0원 요금제'로 145만 증가했던 2023년 절반 수준
작년 도매대가 협상 못한 탓…올해 1만원대 20GB 요금제 기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알뜰폰의 성장폭이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휴대폰 회선수 순증 규모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알뜰폰 휴대폰 회선수는 949만2407개다. 지난 한 해 동안 77만859개 추가됐다.
가입자가 8.1% 증가했지만, 규모로는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알뜰폰은 2022년부터 2년 연속으로 휴대폰 회선이 100만개 이상 늘었다.
2023년의 경우 알뜰폰은 144만9148개 회선을 추가로 확보, 전년보다 16.6% 늘어난 872만1548개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알뜰폰이 출시한 ‘0원 요금제’ 프로모션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기존에 없던 파격적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가입자가 크게 쏠린 것.
그러다 지난해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서 가입자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월별로 따져보면 지난해 12월에는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2021년 11월부터 꾸준히 증가했는데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가입자를 옮기는 '번호이동'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월별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건수 총합은 37만7432건으로, 전년 80만897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배경에는 ‘도매대가’가 있다. 알뜰폰은 이통사 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하고 있어 도매대가 협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했다.
특히 0원 요금제 프로모션 후속으로 내놓을 대체제를 내놓지 못한 것이 가입자 증가폭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뜰폰이 주춤한 사이 이통사는 5G 요금제 최저 가격(일반 요금제 기준) 3만원대로 낮추고 청년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최대 2배까지 주는 등 새로운 혜택들을 제시했다.
얄뜰폰은 최근 정부 지원을 통해 성사시킨 도매대가 인하를 필두로 올해 다시 한 번 가입자 몰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말 1만원대에 데이터 2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도매대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0원 요금제 이후 선보일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지 못했다”며 “0원 요금제의 경우에는 이통사 지원금을 통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통사 지원금은 한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도매대가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5G에서 파격적인 요금제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례적으로 정부를 통해 5G 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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