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보조배터리 비닐백에 보관' 화재예방 '글쎄'…일주일 10만장 소비[홍찬선의신공항여지도]
국토부, 에어부산 화재 대비…기내 안전관리 표준안 시행
보조배터리 단자 절연테이프 붙이고 비닐백에 보관 지침
전문가 "표준안 지침 효과 없어"…충전율 30% 이하 제한
![[인천공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관련 내용이 안내되고 있다.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부터 보조배터리, 전자담배의 기내 안전관리 체계 강화 표준안을 시행했다. 보조배터리는 100Wh 이하 최대 5개까지, 100Wh~160Wh는 항공사 승인 하에 2개까지만 기내 반입이 허용되며 160Wh를 초과하는 경우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 반입이 승인된 보조배터리는 단자가 금속과 접촉하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보호형 파우치 또는 비닐봉투에 넣어서 보관해야하며 좌석 위 선반에는 보관할 수 없다. 2025.03.1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2/NISI20250312_0020729148_web.jpg?rnd=20250312141822)
[인천공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관련 내용이 안내되고 있다.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부터 보조배터리, 전자담배의 기내 안전관리 체계 강화 표준안을 시행했다. 보조배터리는 100Wh 이하 최대 5개까지, 100Wh~160Wh는 항공사 승인 하에 2개까지만 기내 반입이 허용되며 160Wh를 초과하는 경우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 반입이 승인된 보조배터리는 단자가 금속과 접촉하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보호형 파우치 또는 비닐봉투에 넣어서 보관해야하며 좌석 위 선반에는 보관할 수 없다. 2025.03.12. [email protected]
올 1월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가 보조배터리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부터 리튬이온 보조배터리(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에 대한 기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표준안을 시행했는데요.
표준안은 보조배터리는 기내에 반입해야 하며 100Wh(와트시) 이하 최대 5개까지 가능합니다.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의료목적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한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보조배터리의 단자(매립형 및 돌출형 포함)가 금속과 접촉하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보호형 파우치 또는 비닐백(지퍼백) 등에 넣어 보관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리튬배터리를 비닐백에 보관하도록 하는 지침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기내 보조배터리를 비닐백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열폭주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라고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그는 "여러 시험에서도 보았듯 비닐백에 담긴 리튬이온 보조배터리가 열폭주를 일으키면 순식간에 화재로 번지게 된다"며 "국토부의 이같은 지침은 탁상공론에 비유할 수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보조배터리에 표시된 충전량. 2025.04.27. mani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25/NISI20250425_0001828221_web.jpg?rnd=20250425193536)
[서울=뉴시스] 사진은 보조배터리에 표시된 충전량. 2025.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보조배터리의 충전율이 40%일 경우 열폭주가 일어나지만, 30% 미만일 경우 열폭주를 일으킬 전기 에너지가 형성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보조배터리의 비닐백 보관 방식은 이물질 유입방지 등 기본적인 단락방지, 배터리 이상 시 신속확인" 등을 위한 조치이며, 화염을 차단하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배터리 충전율을 30% 이하로 제한하는 국제기준이 있으나, 이는 배터리를 화물로 운송 시 적용되고 있는 기준이며, 승객이 소지하는 보조배터리는 대부분 충전율 확인이 어려운 점 등 현실성을 고려해 적용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국토부의 해명대로라면 보조배터리의 충전율을 확인할 수 없어 시행을 할수 없다는 입장인데 국내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보조배터리에는 충전량 표시가 돼 있어 국토부의 이같은 해명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국토부가 이같은 표준안을 강행하면서 국내공항에서 제공하는 비닐백의 사용량도 문제인데요. 전국공항에서 소비되는 비닐백이 일주일에 10만장 가까이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돼 환경오염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27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일주일간 전국 13개 공항(무안·양양 공항 제외)에서 사용되는 비닐백의 양은 9만6000여장으로 조사됐습니다.
!['기내 보조배터리 비닐백에 보관' 화재예방 '글쎄'…일주일 10만장 소비[홍찬선의신공항여지도]](https://img1.newsis.com/2022/12/30/NISI20221230_0001165863_web.jpg?rnd=20221230152919)
그런데 문제는 이 비닐백이 대부분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점입니다.
공항 보안검색원들이 승객의 보조배터리가 비닐백에 넣어졌는지 안내하고 있는데 공항 보안검색을 통과한 승객들이 비닐백에서 보조배터리를 빼서 다시 사용하는 실정입니다. 급기야 재활용하라며 비닐봉투를 직원들에게 건네주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항공기 탑승구 앞에서 항공사가 비닐백을 다시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 수까지 더하면 10만장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대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이 지적한 보조배터리 비닐투입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전문가와 종사자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환경문제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어 종합적으로 다시 한번 따져보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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