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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필리핀, 6월 일본 해역서 첫 합동훈련…중국 견제 강화

등록 2025.04.30 10: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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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필리핀 정상, 전날 필리핀서 정상회담

정보보호·군수지원협정 협상 개시 합의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을 방문한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는 29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마닐리 말라카낭궁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4.29.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을 방문한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는 29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마닐리 말라카낭궁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4.29.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미국과 일본, 필리핀이 오는 6월 일본 가고시마현 인근 해역에서 3국 합동 해상보안훈련을 실시한다.

일본 주변에서 3국이 함께 해상보안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해상보안 분야에서 3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훈련에는 일본 해상보안청과 필리핀 해안경비대, 미국 해안경비대가 참가한다. 일본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로 필리핀에 제공한 순시선도 동원될 예정이다.

훈련을 통해 3국은 현장 간 정보 공유 체계, 선박 운항 방식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군사력이 아닌 해상보안기관 차원의 협력을 통해 동·남중국해에서 군사 충돌 가능성을 억제하려는 취지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필리핀 해안경비대도 시찰할 예정이다.

3국은 지난해 6월 필리핀 마닐라만 인근 해역에서 첫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인근 해역에서의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케이는 일본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필리핀과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 견제를 의식하는 미국을 아시아에 계속 관여시키는 전략적 틀을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대만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국의 동·남중국해 진출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최근 들어 중국 해경과 군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본과 필리핀 모두 해양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뿐만 아니라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필리핀명 서필리핀해)의 '샌디 케이'(중국명 톄셴자오) 암초를 점거한 사실을 공개하고 오성홍기를 든 대원 사진을 공개하자, 필리핀도 자국 깃발을 든 대응 사진을 발표하며 맞서기도 했다.

일본 방위성 고위 관계자는 닛케이에 "필리핀과는 이미 안보 '교류' 수준을 넘어 '연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국제사회에 협력 의지를 알림으로써 미국의 지속적 개입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日·필리핀 정상, 정보보호·군수지원협정 협상 개시 합의

[마닐라(필리핀)=AP/뉴시스]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제공한 사진으로, 13일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 5901호가 항해하고 있다.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침략이 거세지면서 "중국이 필리핀을 벽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필리핀은 새로운 국제 소송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조너선 말라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국장이 14일 경고했다. 2025.01.14.

[마닐라(필리핀)=AP/뉴시스]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제공한 사진으로, 13일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 5901호가 항해하고 있다.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침략이 거세지면서 "중국이 필리핀을 벽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필리핀은 새로운 국제 소송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조너선 말라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국장이 14일 경고했다. 2025.01.14.


이시바 총리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회담에서 양국이 안보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보호협정과, 군수 물자를 상호 지원하는 물품·역무 상호제공협정(ACSA) 체결을 위한 협의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ACSA는 부대 간 공동훈련 시 필요한 승인 등의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협정으로, 일본은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이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양국은 지난해 7월 부대 간 상호 왕래를 원활히 하기 위한 '원활화협정(RAA)'에도 서명했으며, 조기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ACSA와 RAA가 함께 발효되면 공동훈련의 빈도와 내용 양면에서 확대가 가능하다. 일본이 이 두 협정을 모두 발효한 국가는 현재 미국, 영국, 호주뿐이다.

정보보호협정은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는 기밀 군사 정보를 상호 제공하는 전제로, 정보의 제3국 유출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은 현재 미국, 호주, 인도,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약 10개국 및 기관과 GSOMIA를 체결 중이다.

필리핀과의 협정이 체결되면 일본으로서는 동남아 국가와의 첫 사례가 된다.

일본은 필리핀에 ‘경계감시레이더’를 수출한 바 있으며, GSOMIA 운용을 통해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획득한 레이더 정보를 자위대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미국과도 GSOMIA를 체결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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