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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가슴에 품은 내 딸"…5·18유족의 한

등록 2025.05.18 13: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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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하게 희생된 딸 기리는 노모의 눈물

"가족 품 돌아오길" 행불자 묘역 발길도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희생자의 어머니가 딸의 묘소를 찾고 있다. 2025.05.18.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희생자의 어머니가 딸의 묘소를 찾고 있다. 2025.05.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억울하게 죽은 내 딸, 이 슬픔 말로 다 못합니다."

5·18민주화운동 45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90세를 바라보는 노모는 흰 소복을 입고 어김없이 딸의 묘지를 찾았다.

5·18희생자 고 김명숙씨의 어머니 양덕선(87)씨는 주름이 깊게 패인 손으로 딸의 묘비를 어루만졌다.

서광여중 3학년이던 김씨는 친구 집에 가던 중 전남대학교 용봉천 주변에서 계엄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그는 "꽃피어 보지도 못한 이 아까운 청춘을 어쩔꼬"라며 한탄했다. "45년이나 지났지만 단 한번도 잊은 적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희생자의 아내가 남편 김영철 열사의 묘역을 찾아 묘비를 닦고 있다. 2025.05.18.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희생자의 아내가 남편 김영철 열사의 묘역을 찾아 묘비를 닦고 있다. 2025.05.18. [email protected]


김영철 열사의 부인 김순자(72)씨도 먼저 남편의 묘역에 자라난 풀들을 다듬었다.

청춘의 모습을 간직한 남편의 영정을 손수건으로 정성스럽게 닦았다.

그러면서 "이 고통 말로 다 못한다"며 고난의 세월을 통탄했다.

들불야학을 이끌어온 김영철 열사는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투사회보를 만들며 5월 27일 최후 항쟁까지 옛 전남도청을 지켰다. 계엄군이 쏜 총탄 7발을 맞고도 극적으로 살았지만 모진 고문을 받고 옥살이를 하다 19년 만에 세상을 등졌다.

김씨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월정신이 보편 타당한 가치가 되도록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한다고도 했다.

그는 "5·18뿐만 아니라 이번 계엄령 같은 사태가 안 벌어져야 한다"며 "사리 사욕으로 죄없는 국민을 희생시켜선 안 된다. 독재에 맞선 5·18정신을 헌법에 수록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5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객들이 추모 행렬에 나서고 있다. 2025.05.1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5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객들이 추모 행렬에 나서고 있다. 2025.05.18  [email protected]


행방불명자 묘역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정기 독서 토론회를 열고 있는 이유진(28·여)씨는 이날 묘역 내 행방불명자들의 령비가 세워진 묘역을 찾았다.

5·18을 배경으로한 '소년이온다' 소설을 떠올리며 45년 간 가족의 품을 찾지 못한 수많은 령비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

묵념을 마친 이씨는 행방불명된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씨는 "이 묘역은 묘지 안에서도 가장 특별한 공간이다. 가족 품으로 어떻게도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된 이들은 가장 안타깝고 또 서글픈 분들"이라며 "앞으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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