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석 "홀로 끌고 가려던 1인극, 관객들이 밀어주시네요"[문화人터뷰]
음악극 '노베첸토' 출연…1999년 데뷔 후 첫 1인극에 도전
"스스로를 벼랑 끝에 몰아넣어…하선 않는 용기 더 클수도"
"관객과 만드는 공연에 희열…홀로 잘해야한단 착각 버려"
배우·연출·교수 등 활동…"더 늦기전에 영화 제작 해보고파"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음악극 '노베첸토(NOVECENTO)' 배우 오만석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레산드로 바리코’ 희곡을 원작으로 배우 1인과 재즈 피아니스트 1인이 무대 위에서 함께 공연하는 특별한 음악극으로, 33년간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피아니스트의 이야기이다. 2025.05.2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5/21/NISI20250521_0020819715_web.jpg?rnd=20250521200841)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음악극 '노베첸토(NOVECENTO)' 배우 오만석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레산드로 바리코’ 희곡을 원작으로 배우 1인과 재즈 피아니스트 1인이 무대 위에서 함께 공연하는 특별한 음악극으로, 33년간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피아니스트의 이야기이다. 2025.05.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음악극 '노베첸토'는 평생을 배에서 살았던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다. 배우 오만석은 그의 여정을 따라 자신의 무대를 항해하고 있다.
지난 21일 대학로에서 만난 오만석은 '노베첸토'의 남은 출연 회차를 꼽아보고는 "작품이 워낙 좋고, 소중한 경험이란 생각이 들어서 끝으로 갈수록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노베첸토'는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로도 제작된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동명 희곡이 원작이다. 이번 작품은 1인극으로 진행된다.
1999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한 오만석은 연극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을 넘나들며 활동을 해왔지만 1인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데뷔 26년 만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공연을 올리기 전까지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다"며 "처음 1인극을 준비할 때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롯이 나 혼자 무대 위에서 책임을 져야하니 '내가 잘 끌고 가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막상 공연을 무대에 올리자, 생각이 바뀌었다. "공연은 관객이 있어야 완성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다.
"제가 착각하고 했더라고요. 오히려 '내가 관객들의 도움을 받고 있구나, 그 덕분에 앞으로 달려갈 수 있구나' 싶었죠. 요즘은 내가 끌고 간다기보다 관객들이 나를 밀어주시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음악극 '노베첸토'에 출연 중인 배우 오만석. (사진=HJ컬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은 1900년 1월1일, 이민자들을 싣고 미국으로 가는 버지니아 호에서 발견된 한 아이의 삶을 다룬다. 이탈리아어로 '1900'을 뜻하는 노베첸토라는 이름을 얻게 된 아이는 33년간 배에서 내리지 않고 피아니스트로 살아간다.
오만석은 노베첸토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이자 트럼펫 연주자인 팀 투니, 대니 부드먼 등 11명의 역할을 홀로 소화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스스로를 벼랑 끝에 내몰아 놓은 작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쉽지 않지만 관객과 함께 공연을 만드는 그 순간 엄청난 희열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순간 순간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책임지는 건 물론, 공연 도중 관객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놀라운 순발력도 발휘한다. 여기에 트럼펫 연주까지 더해진다.
그는 공연을 위해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다. 오만석은 "처음에는 아예 소리가 안 나더라. 2~3주는 계속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대사를 외우는 것보다 트럼펫 소리를 내는 게 더 힘들었다"며 웃었다.
극 중 노베첸토는 끝내 땅에 발을 딛지 않는 '선택'을 한다. 한 차례 하선을 결심하지만 도시의 거대한 풍경 앞에 결국 배에 남는다. 극 후반에는 배가 폭파될 걸 알면서도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
오만석은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세상에 발을 못 디딘 노베첸토를 밖에서 보면 '아, 저 사람 참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더라"며 작품 감상법을 한 수 전했다.
"배에서 내리는 것보다 내리지 않는 용기가 더 클 수 있죠. 배 안에서 행복을 찾는 건 훨씬 어렵고, 숭고한 일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인물을 훨씬 숭고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낸,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관객들이 노베첸토의 여정을 통해 자신 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노베첸토처럼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을 찾되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정도의 차원이 아니라,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누군가와 이야기 나눌 수 있게끔 한다면 대만족일 거 같아요."
오만석은 '친구, 자네에게 좋은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전해줄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자네한테는 아직 희망이 있는 거야'라는 대사에 애정이 간다고 했다.
"이 말이 상당히 좋은 메타포라고 생각했다. 원래 맨 마지막에 이 대사가 없었는데, 연출님 허락을 받고 한 번 더하고 있다"는 오만석은 "'노베첸토'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줄기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서 그 대사가 매번 찌릿찌릿하게 와닿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음악극 '노베첸토(NOVECENTO)' 배우 오만석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레산드로 바리코’ 희곡을 원작으로 배우 1인과 재즈 피아니스트 1인이 무대 위에서 함께 공연하는 특별한 음악극으로, 33년간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피아니스트의 이야기이다. 2025.05.2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5/21/NISI20250521_0020819709_web.jpg?rnd=20250521200838)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음악극 '노베첸토(NOVECENTO)' 배우 오만석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레산드로 바리코’ 희곡을 원작으로 배우 1인과 재즈 피아니스트 1인이 무대 위에서 함께 공연하는 특별한 음악극으로, 33년간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피아니스트의 이야기이다. 2025.05.24. [email protected]
이번 작품에서 1인 11역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실제 생활에서도 배우, 연출자, 교수 등 1인 다역을 해내고 있다.
오만석은 "지루할 틈이 없다"며 "여러 영역의 일을 같이하다 보니 늘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뭔가를 찾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계속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새로운 도전도 준비하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은 연출을 해봤는데 영상물 같은 건 찍어본 적은 없어요. 더 늦기 전에 단편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장편 영화도, 더 나아가서는 뮤지컬 영화에도 도전해 보고 싶고요."
'노베첸토'는 다음 달 8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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