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진정한 혁신은 반성에 시작"[디젤게이트 10주년①]
2015년 배출가스 조작 파문, 신뢰 붕괴
1100만대 리콜, 300억달러 벌금 충격
"디젤 시대 끝"…전동화로 전환 선언
ESG·디지털 혁신으로 기업 체질 개선
유럽 전기차 1위 올라, 수익성은 숙제

【평택=뉴시스】이정선 기자 = 지난 2015년 9월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국내에서도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출고장에서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환경부는 “미국에서 리콜 명령을 받은 폭스바겐 5종 중 국내에서 판매되는 골프와 제타, 비틀과 아우디 A3 등 4종을 각 1대씩 수입차 하역항인 평택항에 확보돼 있다”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른바 '디젤게이트' 전말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폭스바겐은 즉각 1100만대의 차량 리콜에 착수했고, 미국과 유럽에서 제기한 소송과 합의금만 300억 달러를 넘었다.
2015년 회계연도는 폭스바겐그룹 창사 이래 첫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한 해가 됐다. '클린 디젤'을 내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쌓아온 폭스바겐의 신뢰는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
위기에서 전환으로…"디젤 시대는 끝났다"
2018년 취임한 헤르베르트 디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전동화·디지털화·ESG를 축으로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890억유로를 투자해 전용 전기차 플랫폼(MEB)과 배터리 셀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디스 CEO는 "2025년까지 테슬라를 넘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가 되겠다"고 공언하며 기업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다.
2019년 첫 전용 전기차 'ID.3' 출시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전동화 시대가 본격 열렸다. 폭스바겐은 이후에도 꾸준히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계 강화에도 적극 나섰다. 그룹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해 2040년까지 전 공장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엠덴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150만번째 순수 전기차 차량을 고객에 인도하는 기념식 모습. 해당 차량은 ID.7 투어러 프로. (사진=폭스바겐 제공) 2025.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25/NISI20250825_0001925630_web.jpg?rnd=20250825100227)
[서울=뉴시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엠덴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150만번째 순수 전기차 차량을 고객에 인도하는 기념식 모습. 해당 차량은 ID.7 투어러 프로. (사진=폭스바겐 제공) 2025.08.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2위 지켰지만 수익성은 숙제
전동화 실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기준 폭스바겐그룹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74만여대로, 글로벌 판매 비중이 10% 수준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테슬라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불구, 고비용 구조와 유럽 내 보조금 축소, 노사 갈등이 겹치며 경영 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해에는 독일 공장 구조조정 논의로 노조가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도 폭스바겐은 전동화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멈추지 않는다. 올리버 블루메 현 CEO는 "우리는 신뢰를 잃었지만, 회복하고 있다. 진정한 혁신은 반성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디젤게이트는 단순히 한 기업의 추락으로 끝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은 이 사건을 계기로 환경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BMW·메르세데스-벤츠·푸조 등 주요 완성차들도 하이브리드·전기차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위기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을 촉발시켰다"며 "결국 10년 전 위기가 오늘날 전동화 경쟁을 낳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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