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홍콩필, 고전과 현대·동서양을 잇다…관악의 힘으로 절정 이끌다[객석에서]

등록 2025.10.20 17:31: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9일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로 품격 과시, 진은숙·찰스 쾅으로 현대음악 연주

호른, 단단한 음색으로 웅장함 더해…현과 관의 대비와 조화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리오 쿠오크만이 이끄는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차이콥스키와 진은숙, 찰스 쾅을 잇는 선율로 고전과 현대의 시간을 관통했다. 아시아 악단 특유의 정제된 사운드와 리듬의 응집력이 돋보였고, 관악의 밀도 높은 음색이 무대의 중심을 묵직하게 지켰다.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홍콩특별행정구 여가문화서비스부가 주최한 '홍콩위크 2025@서울'의 주요 공연 중 하나다.

2020년부터 홍콩필의 상주지휘자를 맡고 있는 리오 쿠오크만(43)이 포디움에 올랐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과 피아노 협주곡 1번,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 찰스 쾅의 ‘페스티나 렌테 질여풍, 서여림’ 등 고전과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균형으로 채웠다.

하이라이트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이었다. 1악장은 느린 현(絃)의 선율로 비극의 서막을 열었고, 클라리넷이 고요를 깨우며 긴장을 쌓았다. 이어 등장한 호른은 부드럽고 안정된 호흡으로 중심을 잡았다.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로 꼽히지만 호른 솔로는 단단한 음색으로 웅장함을 더했다.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그 뒤를 이어가며 밝고 긴장된 분위기를 오갔다.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악장은 현이 주인공을 꿰찼다. 경쾌하고 활기찬 현이 왈츠를 추듯 무도회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쿠오크만의 지휘봉도 악단에 주문을 걸듯 허공을 빠르게 짚어나갔다. 4악장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듯한 폭발력이 응집됐다. 쿠오크만은 허리를 젖히는 등 큰 몸짓으로 불태웠다. 팀파니의 연타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현악과 관악은 치열하게 맞물리며 결말을 향해 나아갔다. 트롬본, 트럼펫 등 장엄한 연주는 전장의 승리를 표현했고, 현악은 군무를 추듯 음들을 토해냈다.

마지막 음이 연주되자 관객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터뜨렸다. 관객 중 일부는 기립박수를 보내며 열광적인 연주에 화답했다. 쿠오크만은 파트별 단원을 차례로 일으키며 벅찬 순간을 함께 나눴다.

이날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했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합이 돋보였다. 다만 2악장에서 무대 위 설치된 카메라에서 소음이 나면서 몰입을 방해했고, 카메라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더블베이스 한 단원은 뒤를 돌아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다른 연주자들은 동요 없이 집중력을 유지하며 연주를 이어갔다.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공연에서는 한국과 홍콩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의 작품이 연주됐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작곡된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가 연주됐다. 5분 남짓의 짧은 실내악곡으로, 급격한 전환과 역동성을 홍콩필을 선보였다.

이어 찰스 쾅의 '페스티나 렌테 질여풍, 서여림'이 한국 초연됐다. 마림바 카덴차와 타악기처럼 통통 튀는 현악기의 연주가 결합되며 불규칙 속 신비로움이 묘사됐다. 쿠오크만은 각 곡의 연주를 마칠 때마다 악보를 객석을 향해 보여주며 작곡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또 객석에 있던 찰스 쾅이 무대에 깜짝 올라 관객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오 쿠오크만, 선우예권 &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