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한강버스 사고'에 시민들 "베타 테스트하나" 불만
15일 오후 8시25분께 한강버스 멈춤 사고…승객 82명 구조
"타보고 싶었지만 말썽 많아 못 타"…사고 소식엔 "또 났나"
전문가 "한강버스 노선에 조사 부족한 것…감시 체계 필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에 한강버스가 운항 중단된 채 멈춰있다. 한강버스는 지난 15일 잠실선착장 인근 강바닥에 걸려 멈춰 일부 구간이 운항 중단됐다. 2025.11.16.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6/NISI20251116_0021061105_web.jpg?rnd=2025111614585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에 한강버스가 운항 중단된 채 멈춰있다. 한강버스는 지난 15일 잠실선착장 인근 강바닥에 걸려 멈춰 일부 구간이 운항 중단됐다. 2025.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황다혜 인턴기자 = "지금 시민을 상대로 베타 테스트하는 거잖아요. 완벽하지도 않은데."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강버스 여의도 선착장에 나온 50대 남성 김모씨는 한강버스 잇단 사고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민들은 수십 차례 반복되는 한강버스 멈춤 사고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운행을 재개한 한강버스는 지난 15일 오후 8시25분께 서울 송파구 한강버스 잠실선착장 100m 인근에서 강바닥에 걸려 운행을 중단했다.
서울시는 수난구조대·한강경찰대·한강본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해 구조정을 투입했고 같은 날 오후 9시14분께 승객 82명 전원을 잠실선착장으로 이송해 귀가 조치했다. 그 때문에 현재 마곡~망원~여의도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옥수~압구정~뚝섬~잠실) 선착장은 모두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구간 등 운항이 중지되면서 불안감을 거두지 못하는 시민이 많았다.
강수연(26)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나니 걱정된다. (일부) 선착장이 폐쇄됐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미리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개장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선희(79)씨는 "지난번에 한 번 타보려고 했는데 요즘 말썽이 많아서 못 탔다"라면서 "불안해서 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씨는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또 사고가 났나 보다' 싶었다고 했다.
이용배(79)씨는 "한강이 얕아서 모래톱에 걸렸다는데 거기를 파내든 해서 완벽하게 하고 다녔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라면서 "지금 두 번째로 안전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 안전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황다혜 인턴기자 =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에 일시적 노선 운항 정지 안내가 보이고 있다. 2025.11.1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7/NISI20251117_0001995080_web.jpg?rnd=20251117154845)
[서울=뉴시스] 황다혜 인턴기자 =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에 일시적 노선 운항 정지 안내가 보이고 있다. 2025.11.17. [email protected]
앞서 서울시는 한강버스 사고 원인과 관련해 "직접 원인은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이며 간접 원인은 저수심 구간 우측 항로 표시등(부이) 밝기 불충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강버스 안전의 구조적 문제를 짚거나 불안함을 토로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한강버스 사고가 난 것이 계절적 문제로 수심이 얕아져서인가 보다"라며 "애초에 배를 띄우는 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 아니냐. 매년 이 시기에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게시글 작성자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거론하며 "진짜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반복적인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의미의 통계적 경험 법칙이다.
시민단체도 한강버스의 안전 우려와 관련해 거듭 경고해 왔다.
서울환경연합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실험용 시민'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이번 사고 한강버스는 항로를 이탈해 부표 밖 얕은 수심 구간으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항로 관리와 운항 통제, 운항 요원의 교육·노동조건, 선박 제원과 수심 관리가 모두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에 한강버스가 운항 중단된 채 멈춰있다. 한강버스는 지난 15일 잠실선착장 인근 강바닥에 걸려 멈춰 일부 구간이 운항 중단됐다. 2025.11.16.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6/NISI20251116_0021061120_web.jpg?rnd=2025111614585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에 한강버스가 운항 중단된 채 멈춰있다. 한강버스는 지난 15일 잠실선착장 인근 강바닥에 걸려 멈춰 일부 구간이 운항 중단됐다. 2025.11.16. [email protected]
이어 "한강버스는 이달 재개통 뒤로 짧은 기간 동안 이물질과 충돌, 떠다니는 밧줄이 프로펠러에 걸려 잠수부가 투입되는 사고, 일부 선착장 구간 운항 중단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줄을 이었다"면서 "한강 위에서 시민의 일상과 생명 위에서 치적을 실험하는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이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조직 서울와치는 "세계 최초 전기 유람선이라는 특수성, 변화무쌍한 한강의 기후와 수많은 교량 등 실제 운항 환경에서의 충분한 실증 데이터 확보 없이 정식 운항을 강행하는 것은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도 한강버스의 안전 문제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예견된 사고로 보인다"면서 "충분한 예비 운행을 하지 않고 너무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보면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채 교수는 "운항하는 데에 집착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충분히 시뮬레이션과 시범운행 해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사고가 나는 것 같다"면서 "한강에 일반적인 유람선이 아니라 버스를 운행하려면 유람선 노선이 아닌 버스 노선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배가)바닥에 걸렸다는 것은 바닥에 대한 조사, 한강버스 노선에 충분한 조사가 안 돼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한강은 완전히 안정화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지는 등 변화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강이라는 특수한 강이 수상버스를 도입할 만한 강인지는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며 "물 밑의 상황을 계속 관찰하면서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를 감시하면서 운행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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