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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가스·추락·감전…왜 같은 사고 반복되나[포스코 잇단 중대재해①]

등록 2025.11.21 11:19:33수정 2025.11.21 12: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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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위험 공정 사고 집중

유해가스·추락·끼임 사고 반복

점검·통제 절차 일관되게 미흡

설비 노후화·경보체계 문제 지속

구조적 리스크 제거 못한 현장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포스코그룹의 연이은 산업재해는 사고 유형은 다르지만 발생 장소와 공정이 거의 비슷해 구조적 문제라는 특징이 뚜렷하다.

포항·광양제철소의 유해가스 노출, 설비 보수 중 추락·끼임, 건설 현장의 재래형 사고처럼 위험이 집중된 공정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해 벌어졌다.

이는 특정 공정과 작업 환경에서 고질적인 리스크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누적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유해가스·추락·끼임, 반복되는 패턴

최근 수 년간 제철소 사고는 슬러지 청소, 소둔산세(열처리 및 표면 세척), 배관 철거 등 밀폐되고, 고온이며, 유해가스 위험이 상존하는 공정에 집중됐다.

이들 사고에서는 가스 감지 센서 노후, 경보 미작동, 환기·점검 절차 미흡 같은 사고 원인이 공통으로 드러났다. 설비 보수·배관 철거 과정에서는 안전설비 부족으로 추락과 협착 사고가 이어졌다.

건설 부문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해 아파트, 광명 신안산선, 대구 주상복합 등에서 추락·붕괴·끼임 사고가 반복됐고, 난간 미설치와 거푸집 지지 불량 같은 기본 원칙 위반이 다수 확인됐다.

2018년 포항제철소 질소가스 질식사, 2020년 광양제철소 산소배관 폭발 등 과거 사고들도 하나 같이 동일한 패턴이다.

[포항=뉴시스] 안병철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2025.07.28.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 안병철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2025.07.28. [email protected]


협력업체로 외주화된 '위험 공정'

포스코그룹의 위험 공정 상당수가 하청·협력업체들에 맡겨지며 안전 교육 부족, 보호장비 미흡, SOP 미준수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점검→ 중지→ 재개→ 재발’ 구조도 반복되며, 공정 위험 자체 요인이 제거되지 않은 채 일정 압박 속에서 작업이 재개됐다.

기술적 결함도 핵심 요인이다. 가스 센서 노후화, 자동 환기·차단 장치 부족, 설비 진단 시스템 미흡, 안전난간 관리 실패 등이 사고에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고위험 공정의 자동화·로봇 전환이 지연되면서 사람이 직접 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가 유지됐다.

포스코는 근로자 중심의 예방 체계를 강조해 왔지만, 현장 작업 기준과 기술 장치가 위험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공정별 위험 요인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지 않으면 사고는 동일한 형태로 반복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복 사고의 본질은 단순히 현장에서 조심하면 된다 정도가 아니라 공정설계 및 관리시스템의 본질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위험 공정의 구조적 리스크 제거와 자동화 전환, 하청 안전관리 강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중대재해 패턴은 바뀌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전날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청소작업 중 불의의 사고로 포스코와 관계사 직원분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철저한 반성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5일에도 이번 사고와 비슷 가스 누출 사망사고 당시 계열사인 포스코DX 심민석 대표 명의로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과문 발표자만 다를 뿐 똑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2주 연속 내보낸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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