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전문가가 되는 조직"…토스의 새로운 도전 성공할까
토스, 실험·실패·개선 반복되며 성장하는 모델 구축
이승건 대표 "팀원들 모두 사고의 독립성 지녀야"
![[서울=뉴시스] 돈과 삶의 관계를 다룬 토스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머니이슈'와 브랜드북 '더 토스'. (사진=권안나 기자) 2025.12.18. mymm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18/NISI20251218_0002021457_web.jpg?rnd=20251218095604)
[서울=뉴시스] 돈과 삶의 관계를 다룬 토스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머니이슈'와 브랜드북 '더 토스'. (사진=권안나 기자) 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올해 누적 가입자 3000만명을 넘어선 토스가 '슈퍼앱'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송금 서비스로 출발한 토스는 현재 온·오프라인 결제, 쇼핑, 보험, 생활 서비스까지 100개가 넘는 기능을 단일 애플리케이션(앱) 안에서 구현하며 일상의 금융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눈에 띄는 것은 외형 성장 이면에 자리한 독특한 조직 운영 방식이다. 토스는 단순히 자유로운 문화를 앞세운 IT(정보·기술)기업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실패·자율·책임·속도를 체계적으로 설계해 온 기업 운영 모델을 구축해왔다.
18일 토스의 '더 머니 이슈' 창간패키지의 브랜드북 '더 토스: 질문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토스가 밝힌 조직 운영의 핵심은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제도다. DRI는 특정 업무나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뜻한다. 직급이나 연차가 기준이 아니다. 해당 문제를 가장 깊이 고민해본 사람, 해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권한을 가진다.
DRI는 초안을 만들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뒤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 리더 역시 그 결정을 존중하며, 의견이 다르더라도 해보자고 말할 수 있는 구조다.
이승건 토스 대표도 DRI의 결정에 반대할 경우 "저는 반대하지만, 당신이 꼭 하고 싶다면 해보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결정이 정말 좋은 결과를 낳으면 "죄송합니다. 제가 틀렸네요"라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이 처럼 권한이 직급이 아닌 역량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구성원 각자가 자연스럽게 '전문가'로 기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투명한 피드백과 정보 접근의 평등성이다. DRI를 맡은 구성원은 리더의 반대에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고, 동시에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진다. 필요할 경우 역할이 빠르게 조정되기도 하지만, 실패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실패를 드러내고 공유하며 학습하는 과정이 조직 성장의 필수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토스인슈어런스는 한때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을 때 팀 리더인 조병익 대표가 스스로 실패를 선언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냈다.
처음 토스인슈어런스는 설계사의 소득 구조가 고객의 신뢰를 배반하기 쉽게 설계된 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정규직 채용을 통해 수익과의 연결을 끊어 풀고자 했다. 상담 만족도와 가입 13개월 이상 유지 비율이 90% 이상을 달성하며 고객 중심 설계에 대한 가설은 입증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서 회사 존속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조 대표는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끝까지 가봤다는 걸 팀원들 모두 알고 있었다. 우리가 해내지 못했다면,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팩트의 깊이가 아니라 넓이를 추구하는 건 어떨까?"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재무적으로 유지가 가능하면서도 더 나은 고객 경험을 포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위촉직 설계사의 확대와 대면 영업을 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 연간 흑자를 달성했고, 현재 소속 설계사수는 3000명대로 임박하며 초대형 GA(법인보험대리점) 반열을 앞두고 있다. 실패를 숨기기보다 성과의 재료로 전환하는 방식은 토스 조직이 작동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자율과 책임이 작동하는 환경에서 구성원들은 스스로 영역을 넓히며 성장한다. 토스는 급격한 조직 확장기로 접어든 시기 정보 공유 체계와 리더십 분산 구조 등을 도입하며 이 같은 도전의 문화를 다듬어왔다.
토스의 핵심 가치(Core Value)는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일상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작동한다. 'Mission over Individual(개인보다 팀과 미션을 우선)', 'Focus on Impact(임팩트에 집중)', 'Execution over Perfection(완벽보다 빠른 실행)', 'Ask for Feedback(피드백 요청하기)' 등은 채용부터 프로젝트 선택, 피드백 전반에 적용되는 토스식 업무 언어다. 본질적인 임팩트에 집중하고, 학습과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토스의 혁신은 '질문하는 문화'에서도 비롯된다.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Question Every Assumption'은 모든 전제에 의문을 가져달라는 요구다. 조직 안에서는 누구든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할 수 있으며, 이 같은 공론장 구조가 새로운 시도를 만든다
이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팀 내부에서조차 '지금 꼭 필요한가?',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늘 따라붙는다"며 "특히 금융 슈퍼앱을 넘어 일상 슈퍼앱, 글로벌 슈퍼앱으로 진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여기에 답할 수 있는 방법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는 스스로를 ▲실험 ▲실패 ▲개선이 반복되는 하나의 운영체제(OS)라고 정의한다. 실험을 장려하고 실패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권한을 가장 적합한 사람에게 위임하는 체계는 토스가 지난 10년간 압축 성장을 이룬 동력이 됐다.
이러한 문화의 바탕에는 '사고의 독립성'이 자리한다. 이승건 대표는 팀원들에게 공통적으로 기대하는 태도로 '사고의 독립성'을 꼽았다. 남들이 이미 정해놓은 방식이나 기존 규칙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기보다,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 왜 이렇게는 안 하고 있지? 난 이렇게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의 자유를 지니는 것"이라며 "기존 방식이 여전히 합리적이라면 기꺼이 선택하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용기 있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과 책임, 질문과 학습이 맞물린 토스의 조직 문화는 구성원 각자를 전문가로 성장시키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토스의 다음 10년 역시 이 독특한 조직 운영 모델 위에서 진화해갈 전망이다.
이 대표는 "토스를 이대로 두면 더욱 강력한 금융 슈퍼앱으로 진화할 수 있는 조직의 동력과 속도감, 가치 지향성이 구조적으로 완성됐다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완결한 생태계가 되어 수익이나 서비스를 키워야 할 때 이 안에서 충분히 시도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힘과 자원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