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돈 풀어 환율 올랐다?…한은, "근거 없다" 이례적 반박

등록 2026.01.15 16:3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월 금통위, 박종우 부총재보 브리핑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공동취재). 2026.0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공동취재). 2026.01.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최근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한국은행의 '과잉 유동성' 공급을 지목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이례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한은이 특정 경제 지표에 대한 시장의 해석을 두고 별도의 브리핑까지 열어 '팩트 체크'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한은이 유동성을 풀어 고환율을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근 통화량(M2) 상승률이 커지면서 늘어난 통화량이 환율을 급등시켰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진화에 나선 셈이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에는 박종우 부총재보가 관련 브리핑을 갖고 "사실 관계가 맞지 않다"며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의견들이 확산하면서 환율 기대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은이 직접 '팩트 체크'에 나선 것은 잘못된 논리가 시장에 확산되어 환율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상황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부총재보가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통화(M2) 비율 데이터다. 그는 이 비율이 높아져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M2 대비 GDP 비율은 이미 2022년 4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소폭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부터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시작됐고,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통화량 비율은 오히려 안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의 환율 급등을 통화량 과잉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총재 임기 이후 돈을 많이 풀어서 비율이 올라갔다고 하는데 아니다"고 부연했다.

박 부총재보는 "2020~2021년 높아진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금융 지원이 강화된 게 영향을 미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굉장히 안정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적되는 부분이 조금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화량 증가에 대해서는 "M2 증가율은 일각의 주장과 달리 2022년부터 빠르게 하락을 해오다가 최근 소폭 반등했지만 과거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M2 증가율과 환율 관계에 대해서는 "팬데믹 이전에는 상당한 상관성을 보였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방향성도 달라지고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박 부총재보는 한·미 통화증가율 차이이 고환율을 유발했다는 지적에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상관관계가 없고, 최근에는 반대 양상을 보인다며 반박했다. 그는 "이 주장은 구매력 평가설에 기반한 것인데 이는 정확하게 통화 증가율 차이가 아니라 두 나라의 환율이 물가 수준이나 인플레이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은 2010년 대 중반 이후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지속해 상관관계가 없다"고 부연했다. 최근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목표 수준 내에서 안정된 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량 논리로 환율을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미다.

미국에 비해 GDP 대비 M2 비율이 높은 것이 고환율의 원인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박 부총재보는 "한국, 일본, 중국처럼 은행 중심의 금융 시스템을 가진 국가는 GDP 대비 M2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자본시장 중심인 서구권은 낮게 나타난다"면서 "과거부터 이어온 구조적 차이를 지금에 와서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박 부총재보는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의견들이 확산되면서 실제 환율 기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은이 시중에 유동성을 푼다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