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프 조르당, '상실'을 지휘하다…한국 악단과 첫 호흡 [객석에서]
서울시향과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연주
![[서울=뉴시스]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의 2026년 시즌 첫 정기공연 '필리프 조르당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30/NISI20260130_0002052392_web.jpg?rnd=20260130115024)
[서울=뉴시스]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의 2026년 시즌 첫 정기공연 '필리프 조르당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1.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세계적 지휘자 필리프 조르당(51)이 서울시향과의 첫 호흡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에 담 '상실'의 정서를 응축해냈다.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2026년 시즌 첫 정기공연 '필리프 조르당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 공연이 열렸다. 조르당이 한국에서 해외 악단과 함께 공연한 적은 있지만, 국내 오케스트라를 직접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 슈타츠오퍼 음악감독을 지낸 조르당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파리 국립 오페라,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특히 바그너 작품 해석으로 쌓아온 명성답게, 이번 프로그램 역시 어둠과 상실의 정서를 중심에 둔 곡들로 구성됐다.
공연의 중심은 브루크너의 유작인 교향곡 9번이었다. 바그너의 영향을 짙게 품은 이 작품은 브루크너가 생의 마지막에 남긴 미완의 교향곡이다.
1악장에서 조르당은 초반부터 화음을 조심스럽게 층층이 쌓아 올렸다. 서울시향의 음향은 과장 없이 절제된 균형 속에서 단단히 응집됐고, 금관은 장엄한 울림으로 홀에 어둠을 드리웠다.
2악장 스케르초에서는 그의 세밀한 지휘가 엿보였다. 톡톡 튀는 역동적인 현악의 흐름을 하나하나 짚어내며 오케스트라의 페이스를 조절했다. 조르당은 속도와 밀도를 세밀하게 조율하며 곡의 흐름을 단단히 붙잡았다.
![[서울=뉴시스]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의 2026년 시즌 첫 정기공연 '필리프 조르당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30/NISI20260130_0002052390_web.jpg?rnd=20260130114922)
[서울=뉴시스]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의 2026년 시즌 첫 정기공연 '필리프 조르당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1.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악장 아다지오는 공연의 정점이었다. 초반의 침잠과 후반의 장엄한 확장이 뚜렷하게 대비되며, 미완의 교향곡이 품은 공허가 공연장에 길게 남았다. 조르당은 최소한의 동작으로 흐름을 정돈하다가, 음악이 거세게 밀려오는 순간에는 응축된 몸짓으로 악단을 한꺼번에 끌어모았다.
이날 브루크너에 앞서 슈트라우스의 '메타모르포젠'이 연주됐다. 지휘자와 현악 주자만이 무대에 오르는 편성으로, 슈트라우스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폐허가 된 그의 고향과 독일 문화예술계의 붕괴를 마주하며 느낀 상실감과 비극적 소회를 담았다.
조르당은 곡 연주가 끝나자 15초간 제자리에 멈춰 서서 음악이 남긴 상실의 여운을 침묵 속에 이어갔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오자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감사를 표했고, 단원들과도 손짓으로 교감하며 첫 만남을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조르당과 서울시향은 30일 예술의전당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다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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