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새표준 '신약 병용'…"한국 환자 위한 표준 어디에"
항암 패러다임, 신약 병용요법으로 변화
요로상피암, 병용으로 획기적 효과 개선
의학 발전 못따르는 급여…과제는 '비용'
정부, ICER 합리적 상향 약가 개선 밝혀
![[서울=뉴시스] 암 치료의 해법이 '하나의 약'이 아닌 '조합'으로 옮겨왔지만 보험급여 규제는 이 의학 발전을 뒤따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1.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03/05/NISI20210305_0000701899_web.jpg?rnd=20210305164246)
[서울=뉴시스] 암 치료의 해법이 '하나의 약'이 아닌 '조합'으로 옮겨왔지만 보험급여 규제는 이 의학 발전을 뒤따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1.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암 치료의 해법이 '하나의 약'이 아닌 '조합'으로 옮겨왔지만 보험급여 규제는 이 의학 발전을 뒤따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약 병용요법'은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에도 현행 보험급여 구조로 인해 환자의 경제 부담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암제 임상 연구 중 단독요법 비중은 약 70%에서 20%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병용요법은 최대 80%까지 증가했다. 이는 항암 신약 개발의 중심축 자체가 단독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 미국 FDA 항암제 병용요법 연구 현황. 2026.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13/NISI20260213_0002063446_web.jpg?rnd=20260213095806)
[서울=뉴시스] 미국 FDA 항암제 병용요법 연구 현황. 2026.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상황도 유사하다. 최근 10년간 허가된 항암제 신약 병용요법은 70건 이상이며, 이 중 54건이 최근 5년 사이 승인될 정도로 도입 속도가 빠르다.
최근 신약 병용요법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화학요법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1차 치료단계에서 기존 표준요법(SOC)을 직접 대체하고, 전체생존기간(OS) 같은 생존지표를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신약 병용요법은 단순한 치료 옵션의 확장이 아니라, 암 치료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난 암종은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이다. 요로상피암은 주요 비뇨기암 중 전이 단계에서 5년 상대생존율이 가장 낮다. 발생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3655명(2012년)에서 5261명(2022년)으로 약 40% 이상 증가했고, 65세 이상 고령 비중이 70%를 넘는다.
요로상피암은 지난 40년간 1차 치료를 항암화학요법에만 의존했을 만큼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다. 이 속에서 국내 요로상피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여년간 1%p도 개선되지 못했다.
치료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꾼 게 항체-약물 접합체(ADC)인 '엔포투맙베도틴'(제품명 파드셉)과 면역항암제(키트루다)의 신약 병용요법이다. 2023년 유럽종양내과학회(ESMO)에서 발표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해당 병용은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을 약 2배 연장했다. 사망 위험을 53% 줄였다.
해외 가이드라인도 이 병용요법을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최우선 표준요법(SOC)으로 권고하고 나섰다. 국내 약가 참조 해외 주요국(A8) 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6개국에서 이미 해당 병용에 보험급여 적용 중이다.
생존기간 2배 늘렸는데도…신약 병용 시대 풀어야할 과제 '환자 접근성'
신약의 경제성은 비교약제 대비 효과 증가의 한 단위당 어느 정도 비용이 추가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ICER'(점증적 비용-효과비)를 통해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ICER 임계값 기준은 2006년 도입 후 20여년간 거의 조정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경제 수준이 약 2.3배 성장하고, 소비자물가지수가 1.5배 이상 상승했음에도 말이다.
현재의 경제·물가 수준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환자에게 '건강한 1년'(QALY) 가치는 적정하다고 볼 수 있는 가치의 절반 이하로 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엔포투맙베도틴 1차 병용은 국내에서 관련 세부평가기준이 마련된 후, 정부가 명시한 '혁신성' 기준에 모두 부합한 상태에서 급여 등재를 진행하는 첫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한국아스텔라스의 파드셉+한국MSD의 키트루다) 사례다.
이 치료법 역시 비용효과성 평가 기준의 벽으로 급여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선 방안은 의미 있는 변화의 신호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혁신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ICER 임계값의 합리적 상향 및 가중치 모델 도입 등을 예고했다.
동아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허석재 교수는 "신약과 신약의 병용요법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생존 개선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비용효과성 평가 구조에서는 급여 진입 자체가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엔포투맙베도틴 1차 병용요법의 경우, 고가 신약이 두 개나 쓰이는 상황에서 각 약제의 혁신성을 적절하게 모두 반영한 ICER 값이 산출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차츰 유연하게 적용되고 있는 ICER 임계값보다도 더욱 높은 임계값 적용이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보험당국의 가치 중심적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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