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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모델' 뭐길래…'AI 대부' 얀 르쿤 창업 회사에 투자금 몰렸다

등록 2026.03.12 06:00:00수정 2026.03.12 0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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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시드 라운드…10억 달러 조달

메타 떠난 르쿤 "LLM으로는 인간 수준 AI 못 만든다"

월드모델은 '현실을 이해하는 AI의 디지털 쌍둥이'

[서울=뉴시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AI 프론티어 국제 심포지엄 2025' 에 참석해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5.10.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AI 프론티어 국제 심포지엄 2025' 에 참석해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5.10.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AI 대부' 얀 르쿤이 설립한 스타트업 AMI 랩스(AMI Labs)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가 넘는 시드 투자금이 몰렸다. 르쿤이 현재 AI 업계의 주류인 거대언어모델(LLM)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그가 내세운 '월드모델(World Model)'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 최대 시드 라운드…10억 달러 모았다

AMI 랩스는 10일(현지시간) 시드 라운드에서 10억3000만 달러(약 1조 5086억원)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테크크런치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프리머니 밸류에이션은 35억 달러(약 5조 1265억원)이며, 유럽 스타트업 역사상 최대 시드 라운드로 기록됐다.

공동 리드 투자자는 캐세이 이노베이션, 그레이크로프트, 히로 캐피털, HV 캐피털, 베이조스 엑스페디션스 등 5곳이다. 엔비디아, 삼성, 토요타 벤처스, 싱가포르 테마섹, SBVA 등이 참여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마크 큐반, 팀 버너스리 등 글로벌 IT 업계의 상징적 인물들도 개인 자격으로 투자했다.

르쿤은 당초 약 5억 유로를 목표로 했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목표치를 크게 초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떠난 르쿤, "LLM으로는 인간 수준 AI 못 만든다"

르쿤은 2018년 ACM 튜링상을 수상한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2013년 메타(당시 페이스북)에 합류해 AI 연구조직 FAIR(Facebook AI Research)를 설립하고 10년 넘게 이끌었다.

 그러나 메타가 스케일AI 최고경영자(CEO) 출신 알렉산드르 왕을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하고 거대언어모델(LLM)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르쿤과의 노선 차이가 드러났다.

결국 르쿤은 2025년 11월 메타 퇴사를 공식 발표하며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지속적 기억을 갖추며, 추론하고, 복잡한 행동 시퀀스를 계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파리=AP/뉴시스]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 테크놀로지(비바 테크)'에서 얀 르쿤 메타 수석 AI과학자가 연설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AP/뉴시스]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 테크놀로지(비바 테크)'에서 얀 르쿤 메타 수석 AI과학자가 연설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가 세운 회사가 바로 AMI 랩스(Advanced Machine Intelligence Labs)다. 'AMI'는 프랑스어로 '친구'를 의미하며, 본사는 파리에 두고 뉴욕·몬트리올·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체제로 출범했다.

르쿤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 시스템이 나올 것이지만, LLM 위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전에 주요한 개념적 돌파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드모델이 뭐길래…"현실을 이해하는 AI의 디지털 쌍둥이"

월드모델은 AI가 텍스트가 아닌 물리적 현실을 이해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AI 아키텍처다. 현재 주류인 LLM이 인터넷에서 수집한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해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방식이라면, 월드모델은 현실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추상적 내부 표현을 학습한다.

르쿤이 메타 재직 시절 제안한 핵심 아키텍처가 JEPA(공동 임베딩 기반 예측 아키텍처)다. 일반적인 생성형 AI가 이미지나 영상의 모든 픽셀을 하나하나 예측하려 한다면, JEPA는 추상적 표현 공간에서 빠진 부분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예측 불가능한 정보는 버리고 핵심만 학습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탁자 위의 물건을 반복해서 떨어뜨리며 중력이라는 물리 법칙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듯, 월드모델도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관찰하며 세상의 인과관계를 스스로 학습한다. AMI 랩스에 따르면 이렇게 학습된 월드모델은 AI 에이전트가 행동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하고, 안전 가드레일 안에서 작업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한다.

LLM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할루시네이션)'도 월드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다. AMI 랩스의 알렉상드르 르브룬 CEO는 의료 AI 스타트업 나블라에서 의료 AI를 개발하며 LLM의 환각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텍스트 패턴이 아닌 물리적 현실에 기반한 AI라면 이 같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월드모델 진영의 주장이다.

'월드모델' 뭐길래…'AI 대부' 얀 르쿤 창업 회사에 투자금 몰렸다

메타·구글 출신 올스타 진용…"연구 논문·코드 오픈소스 공개"

AMI 랩스의 창업 팀은 거의 전원이 메타 AI 연구조직 출신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르쿤이 경영 의장을, 의료 AI 스타트업 나블라 창업자인 알렉상드르 르브룬이 CEO를 맡는다.

다만 현재 직원 수는 약 12명에 불과하며, 제품도 매출도 없는 상태다. 르쿤 스스로도 첫 1년은 전적으로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브룬 CEO은 "AMI 랩스는 근본적 연구에서 출발하는 매우 야심찬 프로젝트"라며 "3개월 안에 제품을 내고 6개월 만에 매출을 올리는 전형적인 응용 AI 스타트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MI 랩스는 연구 논문을 공개하고 코드도 대부분 오픈소스로 풀겠다는 방침이다.

월드모델 경쟁 본격화…상용화는 초기 단계

월드모델 분야의 투자 열기는 AMI 랩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 딥마인드도 실시간 인터랙티브 월드모델인 '제니3(Genie 3)'를 공개했고, 엔비디아는 월드모델 인프라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운영 중이다. 텍스트 너머 물리적 현실을 이해하는 AI가 차세대 주류 기술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다.

다만 월드모델은 아직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 AMI 랩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이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된 사례도 제한적이다. 직원 12명에 설립 4개월 만에 35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AMI 랩스의 사례 자체가 AI 투자 버블 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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