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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직격탄'…日 원유 수입 37년 만 최저

등록 2026.05.04 10:24:30수정 2026.05.04 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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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입량 17% 급감하며 1989년 수준 후퇴

가솔린·중유 생산 감소 시작…실물 경제 타격

[AP/뉴시스]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벌크선과 유조선들이 18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 영국군은 2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두 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을 재개시키려는 파키스탄의 노력에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2026.04.22.

[AP/뉴시스]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벌크선과 유조선들이 18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 영국군은 2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두 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을 재개시키려는 파키스탄의 노력에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2026.04.22.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란과 미국 간의 전쟁 여파로 전 세계 원유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일본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의 원유 수입량이 3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 3월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급감한 1038만 킬로리터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동안 일본의 원유 수요는 인구 감소와 탈탄소 정책으로 인해 매년 2% 안팎의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번 17% 폭락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정학적 악재가 일본의 에너지 수급 체계를 뿌리째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급 위기는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로부터의 수입 지표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NHK는 "해상 봉쇄로 유조선 통행이 막히면서 카타르산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81%, 쿠웨이트산은 64%나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최대 원유 공급처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수입 역시 22% 줄어들며 에너지 안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급이 끊겼음에도 일본 내 정제업체들의 소비량 감소폭은 4%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 3월부터 국가 비축유를 긴급 방출하며 시장의 충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정유사들의 원유 재고가 비축유 활용으로 인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비축유 소진 이후의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본 내 가솔린 생산량은 2%, 중유는 3% 감소하며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나프타와 경유 등 산업 필수 원료 생산은 전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원유 재고 고갈 속도를 감안하면 조만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특정 지역에 편중된 에너지 수급 구조를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호르무즈에만 매달린 일본의 에너지 정책이 한계를 드러냈다"며 "미국이나 동남아시아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포스트 중동 전략이 국가적 생존 과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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