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탈 미국 과시?…유로비전 송 컨테스트 참가
공영TV CBC, 유럽방송연맹 정회원 가입
"51번째 주 합병" 공언하는 트럼프에 반발
유럽과 결속 강화 노력 과시 일환
![[소피아=AP/뉴시스]올해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에서 우승한 불가리아의 다라가 지난 5월19일 불가리아 소피아 시내에서 공연하는 모습. 캐나다가 "탈 미국" 행보의 일환으로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에 참가할 계획이다. 2026.6.26.](https://img1.newsis.com/2026/05/20/NISI20260520_0001268738_web.jpg?rnd=20260626081047)
[소피아=AP/뉴시스]올해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에서 우승한 불가리아의 다라가 지난 5월19일 불가리아 소피아 시내에서 공연하는 모습. 캐나다가 "탈 미국" 행보의 일환으로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에 참가할 계획이다. 2026.6.2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캐나다는 미국과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고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나라지만 정치 체제나 사회, 문화적으로는 미국보다는 수천 km 떨어진 유럽에 가까운 나라다.
실제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년 전 유럽연합(EU)과 안보·국방 협정에 서명하면서 캐나다를 "유럽이 아닌 나라 중 가장 유럽적인 나라"라고 불렀다.
그런 캐나다가 머지않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해 유럽과 유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전망이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유럽에서 매년 수천만 명이 시청하는 인기 경연대회지만 캐나다에서는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캐나다의 공영 TV 방송국인 캐나다방송공사(CBC)가 25일(현지시각) 유로비전을 운영하는 기구인 유럽방송연맹(EBU)의 정회원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캐나다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할 자격을 확보했다.
CBC는 송 컨테스트 참가 여부에 대해 언급하길 거부했지만 지난달 프랑스어·영어 서비스 양쪽에서 비엔나에서 열린 올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직원을 보내 참관했다.
캐나다가 대회에 합류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 아래 미국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캐나다가 유럽과 결속을 강화하려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는 이름과 달리 오래 전부터 유럽 이외 나라들의 참가를 허용해왔다. 1973년부터 참가해온 이스라엘은 4차례 우승했고 호주는 2015년부터 참가해왔다.
캐나다는 유로비전에 참가한 적이 없지만, 캐나다 가수들이 다른 나라를 대표해 출전한 적이 있다. 1988년 스위스 대표로 참가한 셀린 디온이 “날 두고 떠나지 마세요(Ne partez pas sans moi)”라는 노래로 우승하기도 했다.
CBC는 그동안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 참가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이번에 EBU 정회원이 됐다.
지난해 마크 카니 총리 정부가 연방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CBC와 "협력해" 유로비전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캐나다 정부가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에 참가하려는 의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고 공언하고 캐나다 주요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등 적대시해온 것에 대응해 유럽 등 다른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편 캐나다의 송 컨테스트 참가에 대해 유럽 팬들의 반응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많은 유럽 팬들이 유로 비전을 북미 문화 패권에 맞서는 보루로 여기는 때문이다.
호주가 2015년 참가했을 때도 유럽 팬들은 냉담함을 보였고 수년 동안 강력한 출연자들을 참가시킨 끝에 간신히 호주의 참가 자격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았다.
일부 팬들은 캐나다의 참가를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행동을 이유로 이스라엘을 대회에서 배제하라는 요구를 무마하려는 조치로 여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 5개국들이 이스라엘의 참가를 문제 삼아 대회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캐나다 맥길대 다니엘 벨랑 캐나다학 연구소장은 카니 총리의 유로비전에 대한 관심은 국내 시청자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유럽에서 캐나다의 위상을 높이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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