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車에 독일 공장 닫을 판…EU '유럽산 우대' 놓고 내부 충돌
폭스바겐 최대 10만명 감원안에 독일 제조업 충격
프랑스는 보호 강화, 獨·네덜란드 등은 자유무역 훼손 우려
![[츠비카우=AP/뉴시스] 2월25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기차 ID.3을 만들고 있는 모습. 2020.04.17.](https://img1.newsis.com/2020/02/26/NISI20200226_0016117250_web.jpg?rnd=20200417102228)
[츠비카우=AP/뉴시스] 2월25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기차 ID.3을 만들고 있는 모습. 2020.04.17.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0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의 대규모 구조조정안이 EU가 막겠다고 공언해 온 제조업 위기의 상징으로 떠올랐지만, 회원국과 유럽의회는 대응 방향을 놓고 여전히 갈라져 있다고 보도했다.
EU 지도부는 올해 말까지 산업가속화법안(IAA) 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 법안은 수십억 유로 규모의 공공조달 계약이 유럽 기업에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해, 중국산 저가 수출 공세에 맞설 체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EU 산업정책 책임자인 스테판 세주르네 집행위원은 폴리티코에 “폭스바겐 구조조정 위기는 글로벌 경쟁자들의 불공정 관행으로부터 우리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IAA를 “결정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의 핵심은 이른바 ‘메이드 인 유럽’ 조항이다. 공공조달과 일부 자금 지원 과정에서 유럽산 제품을 우대하는 장치다. 찬성론자들은 EU가 더는 자국 산업 보호를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이 조항이 보호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판론자들은 유럽산 우대 조항이 기업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복잡한 규제망이 될 수 있고, EU산 제품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캐나다, 영국, 일본처럼 EU와 가까운 교역국의 제품까지 불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의회에서 이 법안 협상을 맡은 책임자 중 한 명인 프랑스 자유주의 성향의 크리스토프 그뤼들러 의원은 “폭스바겐에서 벌어지는 일은 충격적이지만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며 “글로벌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산업 전략을 펴는 동안 유럽이 수년간 안이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소피아(불가리아)=AP/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22년 10월1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가스 인터커넥터 그리스-불가리아 상업 운영 공식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녀를 태운 항공기가 31일(현지시각) 불가리아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GPS 내비게이션 교란의 표적이 됐다고 집행위원회 대변인이 밝혔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집행위는 이러한 교란이 러시아의 노골적 간섭으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불가리아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 2025.09.01.](https://img1.newsis.com/2022/10/01/NISI20221001_0019310824_web.jpg?rnd=20250901192009)
[소피아(불가리아)=AP/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22년 10월1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가스 인터커넥터 그리스-불가리아 상업 운영 공식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녀를 태운 항공기가 31일(현지시각) 불가리아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GPS 내비게이션 교란의 표적이 됐다고 집행위원회 대변인이 밝혔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집행위는 이러한 교란이 러시아의 노골적 간섭으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불가리아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 2025.09.01.
논쟁은 대체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보호 강화파와 독일·네덜란드·북유럽 등 수출 의존도가 큰 국가들 사이의 충돌로 전개되고 있다.
유럽의회 사회당 측 협상 책임자인 피에르 주베 의원은 “메이드 인 유럽 조항과 강력한 IAA가 있었다면 폭스바겐과 직원들이 받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베 의원은 EU산처럼 대우할 비회원국 제품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EU 통상 부서는 교역 상대를 좁히기보다 넓히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주르네 집행위원이 산업정책 강화를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EU가 오랫동안 지켜온 자유무역 원칙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EU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하루 10억유로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를 유럽 산업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는 “새로운 수단을 검토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모든 통상 수단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U가 검토 중인 추가 조치에는 핵심 원자재와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도록 기업에 요구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화학, 공작기계 등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분야도 추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통상 대응 수단을 마련해도 회원국들이 실제 사용을 꺼리면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220618) -- BEIJING, June 18, 2022 (Xinhua) -- A ship is loaded with electric cars produced by U.S. automaker Tesla's Shanghai Gigafactory, before leaving for Slovenia from a port in east China's Shanghai, May 11, 2022. (Xinhua)
기업계도 법안의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현재 안만으로는 유럽 산업 전체를 지키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경제단체 콘핀두스트리아는 EU 집행위의 접근이 “유럽 산업이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기에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브뤼겔은 원산지 규정이 오히려 폭스바겐 같은 자동차 업체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알루미늄처럼 자동차 공급망의 앞단에 있는 소재 산업을 수입 경쟁에서 보호하면, 가격 경쟁력 있는 저탄소 알루미늄에 의존하는 유럽 자동차 업체의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려면 유럽의회, EU 이사회, EU 집행위원회 등 세 기관이 합의해야 한다. 그러나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유럽의회 심사 절차도 복잡해 연내 처리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 상반기 EU 이사회 순회의장국이었던 키프로스는 100쪽 분량 법안의 일부에 대해서만 절충안을 마련했다. 핵심 쟁점인 ‘메이드 인 유럽’ 조항은 1일 의장국을 넘겨받은 아일랜드의 과제로 넘어갔다. 아일랜드의 피터 버크 기업·관광·고용장관은 폴리티코에 “매우 공격적인 일정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아일랜드는 타협을 이끌어내는 데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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