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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사장이면 '셀프조사' 배제"…직장 내 괴롭힘 매뉴얼 개정

등록 2026.07.0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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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사용자 신고 사건 조사 시 사용자 배제 권고

직내괴 신고, 2021년 7774건→2025년 1만6373건

50인 미만 사업장 예방교육 확대…분쟁 해결 지원도

"누구나 일터서 존중받아야…조사에 AI 도입 등 검토"

[서울=뉴시스] 직장 내 괴롭힘 삽화.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직장 내 괴롭힘 삽화.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앞으로 사장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되면 조사 과정에서 사장을 배제하도록 매뉴얼이 바뀐다. 이른바 '셀프조사'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을 개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직장 내 괴롭힘을 보다 공정하게 조사하고, 현장에서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지난 2019년 7월 시행됐다. 노동관서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2021년 7774건에서 2022년 8961건, 2023년 1만1038건, 2024년 1만3601건, 2025년 1만6373건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은 반복적인 폭언·폭행, 따돌림, 부당한 업무지시, 사적 심부름, 합리적 이유 없는 업무 배제 등 여러 행위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상황이라도 노사 간 인식 차이로 갈등이 커지는 사례도 적지 않아, 현장에서는 공정하고 일관된 조사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특히 현행 제도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사업장이 먼저 사실관계를 조사하도록 돼 있는데, 사용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에는 회사의 자체조사가 이른바 '셀프조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노동부는 현장 의견과 최근 사례를 폭넓게 반영해 조사 절차를 개선하고, 실제 사례 중심으로 매뉴얼을 보완했다.

우선 조사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된 경우 조사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권고했다. 조사위원회의 특정 위원에 대한 기피·회피 절차도 명확히 했다.

사업장의 자체조사 결과와 판단 근거를 신고인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피해자와 사업장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조사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4월 사용자가 가해자로 신고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노동감독관이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선했다. 이번 매뉴얼 개정은 조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다.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지난 3월 17일 오후, 가톨릭관동대학교(강원도 강릉시)에서 '청년, 건설의 내일을 짓다'를 주제로 건설업 관계자와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3.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지난 3월 17일 오후, 가톨릭관동대학교(강원도 강릉시)에서 '청년, 건설의 내일을 짓다'를 주제로 건설업 관계자와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3.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직장 내 괴롭힘 실제 판단 사례도 대폭 보강돼 조사 단계별, 판단요건별, 행동유형별로 제시됐다.

괴롭힘 인정 사례로는 ▲특정인에게만 팀장 회의 등 회의 참석을 알리지 않아 따돌린 경우 ▲직장 상사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특정인을 비하·모욕한 경우 ▲합리적 이유 없이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를 특정인에게만 구형으로 지급한 경우 ▲회식에 오지 않으면 블랙리스트에 적겠다는 식으로 회식 참석을 강권한 사례 등이 있다.

불인정 사례로는 ▲전보 조치로 출근거리가 30분 늘고 기존 동료들과 단절되는 경우 ▲다른 시간대보다 1회 더 많은 업무가 주어진 경우 ▲메신저로 단순히 출근 여부를 확인한 행위 ▲인사평정 결과 최하위 평가 등이 제시됐다.

노동부는 개정 매뉴얼과 함께 노사 안내자료, 개정 표준취업규칙도 공개해 사업장에서 예방부터 조사, 조치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소규모 사업장의 예방·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노동부는 한국고용노동교육원과 함께 운영하는 무료 예방교육을 50인 미만 사업장 중심으로 확대하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캠페인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참여예산 간담회 등에서 제기된 현장 의견을 반영해 소규모 사업장의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노동감독관의 전문성도 높인다.

전국 지방노동관서의 괴롭힘 판단전문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해 복합적인 사건도 보다 일관되고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복적이거나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신고는 효율적으로 처리하되, 피해 구제가 필요한 사건에는 행정역량을 집중해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직장 내 괴롭힘은 누구도 혼자 감내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며 "누구나 존중받으며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매뉴얼 개정은 직장 내 괴롭힘을 보다 공정하게 조사하고 현장에서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필요한 제도 개선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노동감독관의 업무 중 직장 내 괴롭힘 업무에 대한 어려움도 많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업무 효율화를 위한 인공지능(AI) 도입과 폭언·폭행 등 부당한 행위에 대한 조사 중지권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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