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엔 옥수수·복도엔 조롱박…'생태교실'로 변한 울산 복산초
등록 2026.07.14 13:36:57
복산초 '복이랑 산이랑' 생태학교 눈길
학생들이 키우고 주민도 쉬는 공간으로
조용식 교육감 공약 생태전환교육 맞닿아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박영택 울산복산초 교장이 14일 교내 2층 공간에 조성한 덩쿨 터널에서 학생들에게 생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2026.07.14. gorgeousk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6282_web.jpg?rnd=20260714132612)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박영택 울산복산초 교장이 14일 교내 2층 공간에 조성한 덩쿨 터널에서 학생들에게 생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우와, 제 얼굴보다 더 커요!"
14일 오전 10시 울산 중구 복산초등학교. 한여름 햇살 아래 운동장 펜스를 따라 사람 키를 훌쩍 넘긴 옥수수가 바람에 일렁인다.
운동장을 한 바퀴 둘러싼 초록 물결 사이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펜스 아래 작은 텃밭에는 수박과 참외, 호박이 여름 햇살을 머금고 익어간다. 회색빛 아파트 숲 한가운데 자리한 학교는 어느새 아이들이 자연을 보고, 만지고, 키우며 배우는 살아 있는 생태교실이 됐다.
학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운동장을 따라 조성된 텃밭이다. '복이랑 산이랑'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간에는 옥수수 1000여 그루를 비롯해 방울토마토와 고구마, 대파, 부추, 가지고추, 수박, 참외, 호박, 오이, 바질, 땅콩, 아스파라거스 등 20여 종의 작물이 자라고 있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텃밭을 찾아 작물의 변화를 살피고 물을 주며 생명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배운다. 교과서 속 사진으로만 접했던 식물이 학교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배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아이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본관과 별관을 잇는 2층 통로다. 덩굴을 따라 자란 조롱박과 표주박이 머리 위로 주렁주렁 매달려 터널을 이루고 있다. 자신의 얼굴보다 큰 조롱박을 본 학생들은 연신 "우와"를 외치며 사진을 한참 동안 조롱박을 올려다본다.
복산초의 변화는 지난해 부임한 박영택 교장의 교육 철학에서 시작됐다.
박 교장은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 곳곳의 유휴공간을 텃밭으로 바꿨다.
그는 직접 씨를 뿌리고 울주군 언양읍까지 찾아가 모종을 구입해 작물을 심었다. 보다 효율적인 관수를 위해서는 전북 장수군을 찾아 수백 미터 길이의 호스를 직접 구입했다. 심을 화분도 직접 만들었다. 나무를 구해 톱질과 페인트칠을 거쳐 연두색 화분을 제작하는 등 텃밭 조성에 정성을 쏟았다. 이 과정은 시설직 이동희 주무관이 함께 했다.
그의 생태교육은 새로운 시도도 아니다. 두서초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할 당시 학생들과 함께 농작물을 재배하고, 언양시장에서 직접 판매한 뒤 수익금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부하는 활동을 운영했다. 학생들은 농사를 넘어 경제활동과 나눔의 가치까지 배우는 특별한 경험을 했고, 이 전통은 지금도 두서초에서 이어지고 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14일 울산 복산초 운동장 한켠에 조성된 텃밭에 수박이 자라고 있다. 2026.07.14. gorgeousk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6285_web.jpg?rnd=20260714132806)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14일 울산 복산초 운동장 한켠에 조성된 텃밭에 수박이 자라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복산초에서도 지난 4월 1차 수확을 마쳤다. 오는 가을 학생들과 교직원이 함께 직접 옥수수와 방울토마토 등을 수확하는 2차 체험도 진행될 예정이다. 학교는 수확한 농산물을 급식이나 다양한 교육활동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키운 바질이 실제 학교 급식 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학교는 생태공간을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도 함께하는 공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잔디를 깔고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조성해 주민들에게도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도심 속 학교를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작은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게 복산초의 큰 그림이다.
박 교장은 "아이들은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심고 키우며 경험한 것을 훨씬 오래 기억한다"며 "씨앗을 심고 열매를 거두는 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책임감과 협력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산초의 변화는 울산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생태전환교육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조용식 교육감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태환경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13일에는 '울산형 생태전환교육 정책토론회'를 열어 지역 특성에 맞는 생태교육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학교 현장의 생태전환교육을 구체화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박영택 울산복산초 교장이 14일 교내 텃밭 '복이랑 산이랑'에 심은 옥수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7.14. gorgeousk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6280_web.jpg?rnd=20260714132433)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박영택 울산복산초 교장이 14일 교내 텃밭 '복이랑 산이랑'에 심은 옥수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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