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직접 사 오세요"…주류업체 탓에 영업 방식 바꾼 제주 식당
등록 2026.07.14 06:15:00
![[서울=뉴시스] 제주 지역 주류업체들의 담합 탓에 납품업체를 바꾸지 못했다는 한 식당 업주의 안내문이 공개됐다. (사진=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13/NISI20260713_0002185363_web.jpg?rnd=20260713151230)
[서울=뉴시스] 제주 지역 주류업체들의 담합 탓에 납품업체를 바꾸지 못했다는 한 식당 업주의 안내문이 공개됐다. (사진=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제주 지역 주류 도매업계의 담합 의혹으로 인해 한 식당 업주가 납품업체를 바꾸지 못하고 결국 손님이 술을 직접 사 오는 방식으로 영업을 전환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제주 거주 8년 차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악행은 사라져야 한다. 왜 우리가 을이어야 하냐"는 글과 함께 한 식당에 붙은 안내문 사진을 공개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해당 식당은 약 10년 동안 주류업체 A사와 거래해 왔다. 업주는 "최근 지인이 식당을 열게 돼 친절하고 잘해주는 A사를 소개했다"며 "지인이 여러 회사의 견적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A사가 소주 한 상자당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원 정도 비싸게 납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업주는 "이를 확인해 보니 우리 매장 역시 비싼 가격에 들여오고 있었다"며 "오랜 기간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되니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다른 주류업체와의 계약을 알아봤지만 거래하겠다는 곳을 찾지 못했다. 업주는 "주류 회사들끼리 서로 연계 돼 있어 저희 매장과는 거래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재는 '담합' 대신 '상도덕'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법망을 피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식당은 손님이 외부에서 직접 구매한 주류를 가져와 마실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업주는 제주시 위생 담당 부서와 세무서 등 관계 기관에 문의한 결과, 손님이 직접 구매한 주류는 식당에 반입해 마실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원이 손님의 카드를 받아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대신 구매해 제공하는 행위는 주류 관련 법에 어긋날 수 있어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주는 "손님께서 직접 주류를 구매해 오셔야 한다"며 "고객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제주 주류업계가 담합으로 과징금을 받았다던데 아직도 그런가 보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서로 경쟁해야지, 이러면 신생 업체는 생길 수도 없겠다", "여기만 그런 게 아니다. 창원에서 주류업체를 바꾸려고 했을 때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주 지역 주류 도매업자 간 경쟁을 제한하고 소매점에 공급하는 주류 가격을 통제한 제주주류도매업협회를 제재했다.
제주 지역 종합주류도매업 면허 사업자들로 구성된 제주주류도매업협회는 2018년 3월 '거래정상화협의회 시행규칙'을 제정해 회원사들이 다른 업체의 기존 거래처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막고 소매업체에 공급하는 주류 가격을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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