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똥 있어요?"…유산균 박사가 신생아실 간 사연[인터뷰]
등록 2026.07.14 06:01:00수정 2026.07.14 06:27:54
임상현 쎌바이오텍 R&D센터 부소장
'한국형 유산균' 균주 찾는 연구 진행
유산균 활용한 대장암 치료제 연구도
![[서울=뉴시스] 임상현 쎌바이오텍 R&D센터 부소장이 지난 9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쎌바이오텍 제공) 2026.07.1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3/NISI20260713_0002185238_web.jpg?rnd=20260713140917)
[서울=뉴시스] 임상현 쎌바이오텍 R&D센터 부소장이 지난 9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쎌바이오텍 제공) 2026.07.13. [email protected]
지난 9일 뉴시스와 만난 임상현(55) 쎌바이오텍 R&D센터 부소장의 말이다. 그는 한국인에게 적합한 '한국산 유산균'을 찾기 위한 균주 연구는 모두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임 부소장은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생화학 석사,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교 생물학 박사 과정을 거쳐 약 25년 동안 유산균 연구에 몸담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쎌바이오텍에 합류했다.
임 부소장은 한국형 유산균을 찾게 된 계기에 대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유산균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었는데 한국인의 식생활과 생활환경에 최적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사람 간 유전자는 대개 비슷해도 장 미생물은 습관과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쎌바이오텍은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한국산 유산균을 찾기 위해 전국의 전통 발효 식품, 강원도 오지와 도서 지역 수백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균주 연구를 이어왔다.
회사는 약 50개 이상의 균주를 개발했고 회사의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 등 실제 제품에 포함돼 판매되고 있는 균주는 21종이다. 확보한 균주들을 바탕으로 쎌바이오텍은 또 다른 새로운 질문들을 이어가며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모유만 섭취한 신생아의 장내 미생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병원 산부인과 등을 직접 찾아 신생아의 분변을 수집했다. 유제품이나 유산균을 섭취하지 않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의 분변만을 선별적으로 수집해 면역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인 '비피도박테리아'를 분리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임 부소장은 "유제품 등을 섭취하지 않은 산모의 모유를 통해 형성된 초기 마이크로바이옴은 외부 유산균의 영향을 배제함으로써 한국인의 장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균주를 보다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연구들이 쌓여 현재의 한국산 유산균 연구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섭취가 다가 아냐…'균손실' 없어야
유산균 제품에 표시된 '보장균수 100억' 문구를 보고 흔히 장까지 100억마리가 도달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장균수는 소비기한까지 살아 있는 유산균의 최소 수를 의미하는 것일 뿐 실제 장내 도달 균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는 보장균수 표시 기준은 있지만 실제 장내 생존균수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회사는 '어떻게 하면 많은 균이 소실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균손실을 줄이는 연구에 착수해 '듀얼 코팅'(Dual Coating) 기술을 개발했다.
임 부소장은 "아무리 우수한 균주라도 위산과 담즙산을 통과하지 못하면 기대하는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다"며 "특히 코팅 기술은 너무 강하면 장에서 잘 풀리지 않고, 너무 약하면 위에서 쉽게 사멸하는 딜레마가 있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살아서 장까지 도달하느냐"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균수 경쟁보다 '균손실'을 줄이고 장내 생존율을 높이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쎌바이오텍은 단백질과 다당류 성분으로 유산균을 이중코팅하는 듀얼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산성도(pH) 변화에 반응하는 구조를 적용해 위의 강한 산성 환경에서는 유산균을 보호하고, pH가 높아지는 십이지장에 도달하면 코팅층이 자연스럽게 풀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실험 결과 ▲가속안정성 85.2% ▲내산성 90.7% ▲내담즙성 91.6%의 생존율을 기록하며 기술 안정성과 효과가 나타났다. 해당 기술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세계 5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서울=뉴시스] 쎌바이오텍의 '듀얼코팅' 원리를 설명하는 모형. (사진=쎌바이오텍 제공) 2026.07.1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3/NISI20260713_0002185239_web.jpg?rnd=20260713141005)
[서울=뉴시스] 쎌바이오텍의 '듀얼코팅' 원리를 설명하는 모형. (사진=쎌바이오텍 제공) 2026.07.13. [email protected]
유산균, 건기식 넘어 치료제 영역까지
쎌바이오텍은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산균 유래 항암 단백질 'P8'을 활용한 대장암 치료제 'PP-P8'을 개발하고 있다. PP-P8은 유산균을 약물 전달체(DDS)로 활용해 항암 단백질을 종양 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혁신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역시 '유산균이 과연 약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연구라고 임 부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항암 단백질을 복제 생산하도록 개발된 형질전환 유산균을 가지고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며 "유산균 유전자를 재조합해 항암제로 개발하는 국내 최초의 혁신 신약(First-in-class)"라고 했다.
회사는 추후 임상 시험 결과와 개발 등 과정을 바탕으로 항암을 넘어 당뇨 등 대사질환과 질염과 같은 여성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산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장 미생물, 우리 몸의 건강을 좌우해
회사는 최근 장내 미생물이 장 건강을 넘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장과 뇌, 장과 근육, 장과 신장 등 다른 기관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부소장은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이루는 건강한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면역 건강은 물론 뇌 건강과 대사 건강 등 전신 건강을 관리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
쎌바이오텍은 30여년 동안 균주 발굴부터 건강기능식품, 신약 개발까지 전 주기의 연구 역량을 축적한 것이 최근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가는 균주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자산이라고 언급했다.
임 부소장은 "앞으로도 한국산 유산균 연구를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하며, 바이오파마 기업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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