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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관 재판부 "김건희, 尹 배우자 넘어 '명태균 여론조사' 합의 핵심"

등록 2026.07.14 15:34:48수정 2026.07.14 15:38:30

윤석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

법원 "尹, 김건희 통해 明과 묵시적 합의"

"김건희가 여론조사 수수 범행 조종·지배"

明 "윤 부부는 정치적 공동체…5대 5 나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가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명씨와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7.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가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명씨와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가 김건희 여사가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명씨와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명씨를 만나 맞춤형 여론조사 실시·제공 등 협의한 것을 윤 전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었고, 김 여사를 통해 명씨와 '의사의 합치'를 이뤘다는 것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전날 선고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에 "김 여사는 명씨와 만난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협의 내용을 전달했고, 윤 전 대통령은 명씨에게 김 여사와 같은 뜻을 묵시적으로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했다.

명씨는 김 여사와 초반 만남 당시 '앞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인 선거여론조사의 실시·제공 등을 통해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후 김 여사가 명씨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여론조사에 관해 일임해 처리해 달라는 의사로 "잘 부탁한다. 명 선생님만 믿겠다"고 말한 것으로 봤다.

김 여사는 명씨와 만난 직후 협의 내용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고, 이 같은 협의가 명씨가 김 여사에게 처음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2021년 6월 26일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서울=뉴시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해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2026.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해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2026.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부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 번호와 당시 홍준표 후보의 행사 참여 정치인 명단 등을 보냈는데, 윤 전 대통령 역시 명씨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설시했다.

김 여사가 2021년 7월 명씨에게 "사무실 근처 오심 문자주세요. 직원이 저희 집으로 안내할거에요. 사무실은 사람이 있어서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에도 주목했다.

만약 김 여사가 독자적으로 명씨에게 정치적 도움을 받기로 했던 것이라면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있는 집보다는 사무실에서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봤다.

그럼에도 명씨를 집으로 부른 건 이미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도움을 받기로 의사의 합치를 이룬 상태에서, 보다 은밀하고 긴밀하게 여론조사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명씨와 협의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만남 일정 등을 정했고 실제 윤 전 대통령이 이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윤석열이 이준석, 안철수를 만나면 해야 할 질문 리스트'를 요청해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는 단순히 대선후보의 배우자 지위에서가 아니라 더 나아가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수시로 협의하고,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당선에 유리한 여러 활동을 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했다.

명씨가 수사기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정치적 공동체 관계다. 김 여사가 모든 게 (윤 전 대통령과) 5대 5라고 했다"고 진술한 점도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에 힘을 실었다.

윤 전 대통령이 앞선 공판에서 "아무리 부부 사이라고 해도 당시 제가 사람을 굉장히 조심할 때고, 이를 김 여사도 알기 때문에 자기가 누구를 만나더라도 저한테 얘기를 잘 안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여론조사 수수 범행에 이르는 핵심적 경과를 조종하거나 촉진하는 등으로 지배해 윤 전 대통령과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김 여사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의 공동정범으로 책임을 진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무상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1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무상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13. [email protected]


판결문에는 명씨가 이른바 '윤석열 맞춤형 여론조사'를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것으로도 적시됐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결과를 중요시하던 윤 전 대통령은 명씨에게 지지율 차이가 적게 나온 여론조사에 대한 불만의 뜻을 표시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원했다"며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 뜻에 따라 유선전화 비율을 더 늘리는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단지 명씨가 제공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받아보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도 판단했다.

명씨는 공표용 여론조사는 표본추출 방식에서 유선 비율을 늘리거나 설문 내용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바꿨다. 비공표용 여론조사는 표본 값을 임의로 부풀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을 변경하고 윤 전 대통령이 우위에 있도록 조정했다.

결과가 왜곡된 여론조사 중 3건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전달됐다. 재판부는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걸 전제하지 않으면 굳이 왜곡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을 강하게 추단할 수 있는 사정"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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