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운 생활" vs "영세 사업주 고려"….최저임금 막판 공방
등록 2026.07.14 15:57:21수정 2026.07.14 17:16:27
최저임금위, 제14차 전원회의 개최
1만530원~1만1220원 사이 결정
노동계 "인간다운 생활 보장해야"
경영계 "취약업종 현실 반영 필요"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2027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린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사 위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부터 양옥석, 류기정 사용자 위원, 류기섭, 이미선 근로자 위원. 2026.07.14.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21363795_web.jpg?rnd=20260714153421)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2027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린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사 위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부터 양옥석, 류기정 사용자 위원, 류기섭, 이미선 근로자 위원. 2026.07.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정영 기자 = 내년 적용될 최저임금이 1만530원~1만1220원 사이에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노사가 최종안 합의를 놓고 막판 공방을 이어갔다.
최임위는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열린 13차 회의에서 노동계는 9차 수정안으로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320원보다 900원 높은 1만1220원을 내놨다. 전년 대비 인상률은 8.7%다. 최초 요구안인 1만2000원보다 780원 낮은 금액이다.
경영계는 9차 수정안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10원(2.0%) 오른 1만530원을 제시했다. 최초 요구안인 동결안 1만320원보다 210원 높다.
이에 따라 최초요구안에서 1680원의 간극을 보인 요구액은 690원까지 좁혀졌다.
이날도 노사 간 대립은 이어졌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를 고려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양대노총과 시민사회가 최초 제시한 시급 1만2000원은 과도한 요구가 아니었다"며 "점심 한 끼의 국민적 염원을 담은 사회적 요구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현실적인 기준이고, 경제회복의 성과가 특정 계층에 집중되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요구"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의 과감한 인상 효과는 안정적인 내수 기반 형성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된다. 최저임금은 경제학적으로 충분히 '효율임금'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올해는 반드시 과감한 인상 결정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최저임금 인상효과의 순기능이 작동돼 노동시장의 왜곡된 저임금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지만 현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재 사망률 1위, 국민 삶의 만족도 38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이라며 "낮은 소득, 장시간 노동, 폭등하는 빈곤율과 자살률 속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몇십 원, 몇백 원 올랐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피눈물이 난다는 청소 노동자와, 곧 아이가 태어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최저임금 앞에 출산의 설렘보다는 두려움을 먼저 느껴야 하는 예비 아빠인 청년 노동자가 있다"며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최저임금은 실제 생계비 이상으로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전체 최저임금 미만율이 12.4%에 달하고 있고, 특히 5인 미만 사업장과 숙박, 음식업 등 일부 취약 부분에서는 30%를 상회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업종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전국 단일 최저임금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류 전무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인 만큼 현 최저임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 사업장과 취약 업종의 현실이 결정 기준이 돼야 한다"며 "현장이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은 영세 사업주들의 최소한의 경영 의지마저 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임금 수준 심의 결과와 별개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 정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법에 근로자의 생활 안전은 명시돼 있지만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농민들의 생계 형편과 생활 안정을 다루는 조항은 없어 지급 주체에 대한 이야기는 같은 무게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최임위가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농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심사숙고하고 이를 최저임금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노사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심의촉진구간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심의촉진구간은 공익위원들이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안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심의촉진구간이 제시되면 구간 안에서 최종안 표결을 진행한다. 다만 지난해에는 심의촉진구간이 제시됐음에도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이날 최저임금이 의결된다면 올해 심의기간은 10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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