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플랜 D’?…우크라전 밀려도 협상 필요성 못 느낀다
등록 2026.08.03 16:57:45
지난해만 해도 트럼프 지원 등 여러 가지 선택 가능
러 피해 늘고 전선 결정적 돌파에 대한 의문 커져도 푸틴은 완고
푸틴 “서방의 휴전 협상 요구는 시간 벌려는 것” 인식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비공개 장소에 있는 러시아군 통합 그룹 지휘소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공) 2026.08.03.](https://img1.newsis.com/2026/07/04/NISI20260704_0001401166_web.jpg?rnd=20260704063409)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비공개 장소에 있는 러시아군 통합 그룹 지휘소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공) 2026.08.0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즈(FA)는 지난달 31일 블라디미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징후에도 불구하고 왜 휴전 협상에 나서지 않는지 심층 분석했다.
외부의 시각과 푸틴의 상황 인식은 크게 달라 휴전을 통해 물러설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와 서구는 오랜 전쟁을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고 충고했다.
푸틴의 이유 있었던 자신감
잡지는 20개월 전이었다면 이런 푸틴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포린어페어즈는 지난해 3월 푸틴은 3가지 가량의 선택지가 있다고 봤다. 플랜A는 백악관과 협력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작성한 합의안을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플랜B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때까지 버티는 것이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플랜C는 계속 싸워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달라진 상황에도 플랜D로 가는 푸틴
전쟁을 계속하는 경우 러시아 국민의 삶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러시아 내부에서도 협상을 촉구하는 엘리트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5월 저명한 군사 분석가이자 실용주의적이지만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바실리 카신은 내부 잡지 기고에서 러시아가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전장에서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으며, 장기전의 비용이 전략적 이익을 초과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카신의 기고는 크렘린궁 관계자들의 사전 검토와 승인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러시아 안보 기관 내 실용주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그럼에도 푸틴은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잡지는 전망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 구상은 ‘플랜D’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 이후 보였던 러시아와 푸틴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없어지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끊어질 플랜B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전장에서 승리하는 플랜C가 어렵다는 정황도 명백해 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킬존’이라고 부르는 지역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부에 대한 공격은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푸틴은 또 다른 길, 곧 전쟁에 대한 자신감으로 장기전으로 가는 플랜D로 가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러 피해 늘고 전선 결정적 돌파에 대한 의문 커져
전체적으로 보면 매달 전사하거나 중상을 입은 러시아군 병사의 수는 약 3만 명에 달한다.
매달 입대하는 병력 수는 2만 7000명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입대 보너스가 줄어들고 사망자 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결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을 결정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물류 및 보급선을 교란하는 매우 성공적인 중거리 타격 작전을 수행해 진격을 늦추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석유 정제 능력의 약 3분의 1이 가동 중단되어 6월부터 7월 말까지 휘발유 부족, 연료 배급, 주유소의 긴 대기 행렬이 발생했다.
7월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와일드베리스의 창고를 폭파하기 시작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쟁의 심각성을 일깨워주었다.
러시아 정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고작 0.4%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재정 적자는 730억 달러로 당초 연간 예상 적자 규모 485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으로 러시아의 석유 수입은 증가했지만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기 어렵다.
푸틴 “서방의 휴전 협상 요구는 시간 벌려는 것”
그는 지난달 27일 “전장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킬 수 없는 적들은 우리 국민을 상대로 노골적인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러시아 국민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푸틴이 어려움은 많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도 붕괴 직전은 아니다. 가계는 물가 상승이라는 형태로 전쟁 비용을 떠안도록 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GDP의 8%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이나 미국이 지출했던 금액이나 현재 우크라이나가 지출하는 약 40%에 비하면 훨씬 낮다.
국민들의 불만이 높지만 정교한 억압 수단으로 어떤 반발도 진압할 수 있다. 경제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점차 커지는 애국심으로 상쇄될 수도 있다.
푸틴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것처럼 전쟁이 국가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행동에 대한 지지율은 65%를 넘고, 반대율은 25% 미만이다.
푸틴이 자신의 탄도 미사일 파괴력으로 우크라이나에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요격 미사일 부족으로 취약하다고 확신하는 한, 자국에 어떤 피해가 가더라도 우크라이나를 계속해서 지치게 하려 할 것이라는 것이 잡지의 분석이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대화나 휴전 요구를 우크라이나가 시간을 벌기 위한 술책으로 보고 있다.
푸틴은 6월 28일 인터뷰에서 “만약 우크라이나가 주장대로 점점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고 있다면 서방 지도자들은 그저 기다리면 되지 왜 휴전을 주장하나.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는 저절로 찾아올 것 아닌가”하고 휴전 요구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잡지는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은 길고 험난한 여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을지 모르지만 푸틴 또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전쟁을 계속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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