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격미사일 재고 감소에…이란, '방공망 소모전' 택했다
등록 2026.08.12 12:08:19수정 2026.08.12 13:50:25
미사일·드론 동시 투입해 美 방공망 압박
패트리엇 재고 급감…요격무기 소모시켜
요르단 미군 기지 타격하며 방공망 허점 노려
![[텔아비브=AP/뉴시스]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2026.03.01.](https://img1.newsis.com/2026/03/01/NISI20260301_0001064095_web.jpg?rnd=20260301101934)
[텔아비브=AP/뉴시스]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2026.03.01.
이 과정에서 이란은 미국의 요격체계를 회피하는 전술을 구사했고, 결국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명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17일 이란의 미사일이 요르단 아즈라크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내 조립식 주택 단지를 강타해 미군 3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당시 요르단군은 자국 영공으로 진입한 이란 미사일 3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대부분의 이란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일부가 방어망을 뚫고 기지를 타격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공격과 관련해 "미사일을 거의 모두 요격했다"며 "하나가 빗나갔다"고 말했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술이 전쟁이 진행될수록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투입해 미국의 방공망이 공격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한 전술을 참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조합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분산시킨 뒤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방어체계를 압박해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G. 존스 국방안보부장은 NYT에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해오면서 방공망 구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란이 러시아의 전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 역시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대량으로 사용했으며, 지난달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한 주에는 중동 주둔 미군이 하루에 약 50발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한 발의 가격은 약 400만~500만 달러에 달한다.
CSIS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는 전쟁 전 약 2330발에서 4월 휴전 당시 약 1030발로 감소했고, 이후 추가 교전까지 거치면서 현재는 약 759~827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쟁 전보다 최소 65% 감소한 수치다.
미국이 요격미사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요격을 선택적으로 실시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CSIS는 미군이 요격미사일을 절약하기 위해 한 목표물에 발사하는 요격미사일 수를 줄이거나, 인명·시설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사일을 그대로 통과시킬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4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평가했지만, 이란은 지하 시설에 보관했던 미사일과 발사대를 복구하고 공격 능력을 재건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4월 8일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사실상 파괴됐다"고 밝혔지만, 이후 이란은 다시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다.
이란은 방공망을 회피하는 전술도 발전시켰다. 지난 4월에는 이란이 드론을 활용해 미군 F-15E 전투기의 위치와 속도, 방향 등을 파악한 뒤 휴대용 지대공미사일로 공격한 것으로 미군은 분석했다. 전투기는 격추됐지만 조종사는 탈출했고, 무기 담당 장교도 이후 미 특수작전부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란의 전술 변화는 요르단 공격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투입해 미국이 값비싼 요격미사일을 반복적으로 발사하도록 유도했고, 방어망의 빈틈을 노려 결국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
미국은 요르단 공격 이후 주변 지역의 방공망을 강화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연구해온 미군 전문가들이 미 중부사령부와 협력해 방공작전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의 군사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란은 미국보다 훨씬 작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렴한 드론과 상대적으로 값비싼 요격미사일을 교환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미국의 방공 자원을 소모시키고 있다.
미국은 무기 부족 우려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의 무기 부족 주장은 "거짓"이라며 군수품 생산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CSIS는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등 핵심 요격체계의 재고가 크게 줄었으며, 이를 보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이란과의 전쟁은 단순히 미사일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방공망을 얼마나 오래 소모시킬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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