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이자 미룬 4조 빚 회사 채권단 손에…월가 '이자 유예' 줄인다
등록 2026.08.12 17:02:32수정 2026.08.12 18:00:24
신규 대출 PIK 비중 25%서 13.5%로 하락
현금 이자 대신 원금에 얹어 장부상 정상 처리
메달리아 부채 4조원…토마브라보 지분 7조원 증발
![[뉴욕=AP/뉴시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세계 장기금리 상승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월가에서는 일본 장기금리 급등이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2022년 9월23일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성조기가 걸려 있는 모습. 2026.05.21.](https://img1.newsis.com/2026/05/21/NISI20260521_0002141611_web.jpg?rnd=20260521112647)
[뉴욕=AP/뉴시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세계 장기금리 상승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월가에서는 일본 장기금리 급등이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2022년 9월23일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성조기가 걸려 있는 모습. 2026.05.21.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은행 자문사 링컨 인터내셔널을 인용해 올해 2분기 신규 사모대출 가운데 ‘현물지급이자(PIK)’ 조항이 포함된 비율이 13.5%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25%에서 약 절반으로 떨어진 수치다.
다만 PIK 비중이 하락한 것은 대출 기준 강화뿐 아니라 PIK가 자주 활용되던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수·대출 거래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사모대출업체들은 인공지능으로 사업이 흔들릴 위험이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 등에 빌려주는 자금을 줄이고 있다.
PIK는 차입 기업이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해당 금액을 대출 원금에 더해 나중에 갚도록 하는 방식이다. 당장 빠져나가는 현금을 줄일 수 있어 대출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에는 거래를 따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널리 활용됐다. 계약 때부터 PIK가 허용된 기업은 현금 이자를 내지 않아도 대출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는 것으로 처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금난에 빠진 기업이 대출을 받은 뒤 새로 이자 유예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PIK가 잠재적 부실을 가리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우려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런 조건 변경을 ‘나쁜 PIK’라고 부른다. 피치레이팅스는 차입 기업의 재무적 어려움 때문에 대출 실행 뒤 허용된 PIK를 부도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분류하지만, 계약 때부터 포함된 모든 PIK가 부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링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미상환 사모대출의 약 11%에 일부 또는 전부의 PIK가 적용돼 있다. 2021년 말 7%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대출을 내준 뒤 이자 유예를 추가로 허용한 사례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고려하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실제 부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객·직원 경험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메달리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메달리아는 약 4년간 이자 지급을 미뤘고, PIK와 기업 인수 등의 영향으로 부채가 약 28억 달러(약 4조원)까지 불어났다. 메달리아의 사모펀드 대주주 토마브라보는 채권단에 이자 유예 기간을 더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토마브라보가 회사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지 않기로 한 것도 채권단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메달리아는 이달 블랙스톤이 주도하는 채권단에 넘어갔다. 토마브라보와 공동 투자자들이 보유했던 약 50억 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의 지분은 사실상 전액 손실 처리됐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4/03/NISI20260403_0002101355_web.jpg?rnd=20260403045242)
[서울=뉴시스]
두 사례가 보여주는 더 큰 문제는 PIK가 실제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대주가 이를 이자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입 기업이 사실상 차용증만 추가로 내주는 동안 장부상 이자수익은 늘어날 수 있다. 대주가 대출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자 미계상’ 상태로 전환하기 전까지는 부실이 뒤늦게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신규 대출에서 PIK가 줄어들고 있지만 기존 대출에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이자 유예가 남아 있다. 레이먼드제임스는 유예되는 이자가 많을수록 차입 기업이 부도에 이를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되는 상장 기업개발회사(BDC)가 보유한 대출 가운데 실행 뒤 조건이 크게 변경된 대출의 비중도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사모대출 부실 위험이 개인투자자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자 유예는 소프트웨어 기업뿐 아니라 영상의학 업체와 소비자대출 플랫폼, 부동산 유지·관리업체 등을 인수한 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사모대출업체들은 앞으로 이자 유예를 새로 허용하거나 기간을 연장하려면 사모펀드 대주주가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자본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브라이언 가필드 링컨 인터내셔널 전무는 “대주가 과거보다 조금 더 큰 협상력을 갖게 됐다”며 “힘의 추가 대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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