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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에 시추 장비 52기 띄우는 트럼프…"유가 하락은 5~15년 뒤"

등록 2026.09.01 10:47:16

650억배럴 매장 17개 유전 개발

노후 인프라·중질유·법적 불확실성 걸림돌

[엘 티크레(베네수엘라)=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탄쿠르가 이끄는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는 올해 말까지 베네수엘라 유전에 시추장비 6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유전지대에 있는 엘 티그레 유전. 2026.09.01.

[엘 티크레(베네수엘라)=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탄쿠르가 이끄는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는 올해 말까지 베네수엘라 유전에 시추장비 6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유전지대에 있는 엘 티그레 유전. 2026.09.0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원을 받는 베네수엘라 석유업체가 현지에 50기 이상의 시추장비를 투입하며 대규모 원유 증산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원유 개발을 통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장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탄쿠르가 이끄는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는 올해 말까지 베네수엘라 유전에 시추장비 6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12기를 추가하고, 2028년부터는 매달 2기씩 추가 배치해 최종적으로 총 52기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최근 합의한 대규모 유전 개발 사업의 일환이다. NABEP는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매장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650억 배럴이 매장된 17개 유전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NABEP에 직접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NABEP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확인 매장량을 보유한 기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유전 개발 협정이 "모든 미국인의 휘발유 가격을 장기적으로 상당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원유 매장량을 활용해 공급을 확대하고 가격을 끌어내리겠다는 구상이다.

베네수엘라는 3000억 배럴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확인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랜 투자 부족과 경제·정치적 혼란으로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현재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10만~120만배럴로, 하루 약 250만배럴을 생산했던 2014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시추장비 역시 2014년 220기에서 현재 2~20여 기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유전의 생산 능력을 완전히 복구하려면 최소 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탄쿠르가 이끄는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는 올해 말까지 베네수엘라 유전에 시추장비 6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9.01.

[워싱턴=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탄쿠르가 이끄는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는 올해 말까지 베네수엘라 유전에 시추장비 6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9.01.


CBS는 이 같은 대규모 시추장비 투입에도 베네수엘라의 증산이 미국 휘발유 가격을 단기간에 끌어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인프라를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에 따르면 신규 유전은 발견 이후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최대 15년이 걸릴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위험과 노후화한 석유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개발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특성도 걸림돌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정제가 까다로운 '중질유(heavy crude)'로, 미국 정유업체들이 주로 처리하는 경질유보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으로 가공하는 데 더 많은 비용과 설비가 필요하다.

원자재 분석업체 힐타워리소스어드바이저스의 트레이시 슈차트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미국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히 공급되려면 5~1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패트릭 드한 가스버디 석유시장 분석가도 이번 협정이 "백악관이 높은 연료 가격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도 "베네수엘라의 생산 확대에 따른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려면 수년이 걸리며 단기적으로 가격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적·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다. 투자은행 UBS는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개발 사업이 법적·운영상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다며 양국에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계약이 유지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석유기업들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석유산업 국유화 과정에서 자산을 몰수당한 경험이 있다. 두 회사는 이후 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아직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는 이 같은 경험이 미국 석유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재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미국의 휘발유 가격에는 베네수엘라 증산 계획보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로켓 발사대를 공격한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배럴당 2.42달러(2.9%) 오른 85.78달러를 기록했다.

에이미 마이어스 재피 뉴욕대 에너지·기후정의·지속가능성 연구소 소장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협정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노동절 연휴에 주유소에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휘발유 가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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