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멀쩡한 카드 왜 또 바꿔요"…'기후동행패스' 첫날 '진땀'[현장]

등록 2026.09.01 11:44:26수정 2026.09.01 11:47:28

기후동행패스 실물카드 교환 시작

회원가입·본인인증에 고령층 '쩔쩔'

"혜택 비슷한데 왜 자꾸 바꾸나" 불만

[서울=뉴시스] 염준호 수습기자 = 1일 오전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에 마련된 '기후동행패스' 홍보부스에서 한 시민이 카드 발급 절차를 밟던 중 지쳐 주저앉아 있다. 2026.09.01. lyeom@newsis.com

[서울=뉴시스] 염준호 수습기자 = 1일 오전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에 마련된 '기후동행패스' 홍보부스에서 한 시민이 카드 발급 절차를 밟던 중 지쳐 주저앉아 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김용중·염준호·염지윤 수습기자 = "혜택도 비슷한데 왜 멀쩡한 카드를 또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거 다 낭비 아닌가요?"

1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지하철 노원역에 마련된 '기후동행패스' 홍보부스. 기존 기후동행카드를 새 기후동행패스로 교환하려는 시민 15명가량이 부스 앞에 모여 있었다. 대부분 50~70대 중·장년층이었다.

시민들은 안내문과 휴대전화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등록 절차와 씨름했다. 직원 4명이 시민 한 명씩 붙잡고 설명했지만 "너무 복잡하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노원구에 사는 박모(45·여)씨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기존 카드를 삭제한 뒤 새 카드를 등록하려 했지만, 홈페이지에서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한동안 헤맸다.

박씨는 "절차가 복잡하다"며 "땀나고 더워 죽겠는데 팸플릿을 볼 여력이 어디 있겠느냐"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어 "(기후동행패스로 바뀐다는 사실도) 인스타그램을 보고 알았지, 아니었으면 몰랐을 것"이라며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염지윤 수습기자 = 1일 오전 서울 지하철 노원역에 마련된 '기후동행패스' 홍보부스에서 시민들이 카드 교환 및 등록 절차를 안내받고 있다. 2026.09.01. yeomjy@newsis.com

[서울=뉴시스] 염지윤 수습기자 = 1일 오전 서울 지하철 노원역에 마련된 '기후동행패스' 홍보부스에서 시민들이 카드 교환 및 등록 절차를 안내받고 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여의도역에서는 카드 발급 절차가 40분 가까이 걸리면서 지친 시민이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고모(67)씨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회원가입과 본인 인증 등을 진행했지만 발급을 미처 마치지 못했다.

고씨는 "너무 복잡하다"며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나 같은 나이 든 사람은 혼자 못 한다"고 눈썹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집이 여의도인데 안내 한 번 못 봤다. 의자라도 갖다 놔야지 이게 뭐 하는 거냐"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혼선은 기존 기후동행카드를 대체하는 '기후동행패스'가 이날 새로 도입되면서 빚어졌다.

서울시는 다음 달 2일까지 서울역과 노원역, 여의도역 등 주요 지하철역 12곳에서 기존 기후동행카드를 새 기후동행패스 실물카드로 무상 교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기존 기후동행카드는 이달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서울 시민이 새 기후동행패스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정부의 모두의카드(K-패스)로 전환한 시민은 기존 카드를 그대로 사용해도 기후동행패스 혜택이 자동 적용된다. 기존 기후동행카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시민은 카드를 반납하고 2000원 상당의 편의점 쿠폰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서울 시민은 '모두의카드'를 사용하든 '기후동행패스' 실물카드를 새로 발급받든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같은 혜택을 두고 두 가지 명칭이 함께 사용되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다음 달 1일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출시를 앞둔 가운데 30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에 모두의카드 전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8.3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다음 달 1일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출시를 앞둔 가운데 30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에 모두의카드 전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8.30. [email protected]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혜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기존 카드를 바꾸고 등록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노원구에 사는 서모(65·여)씨는 "기존 카드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왜 자꾸 바꾸는지 모르겠다. 이런 게 다 소비이지 않느냐"며 "카드가 바뀔 때마다 다시 해야 하는데 잘할 줄도 모르고 글씨도 잘 안 보인다"고 답답해했다.

서씨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등록을 마친 뒤에도 "기존 카드에서 업그레이드하는 식으로 해주면 될 것 같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제도가 바뀐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도 자신이 어떤 카드를 써야 하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노원구에 사는 김모(55·남)씨는 "바뀐다는 건 기사를 보고 알고 있었다"면서도 "어떻게 바뀌는 건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라서 와봤다"고 말했다.

홍보부스를 찾는 것부터 애를 먹는 시민도 있었다. 상계동에 사는 임모(66)씨는 노원역 4호선 쪽에서 부스를 찾지 못해 역무실에 문의한 뒤 7호선 쪽까지 이동해야 했다. 임씨는 "7호선에 있는 줄 몰랐다"며 "한참 가야 해서 멀다"고 꼬집었다.

반면 젊은층은 비교적 수월하게 등록을 마치는 모습이었다. 노원역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3·남)씨는 약 5분 만에 등록을 마쳤다. 이씨는 "회원가입도 간편하고 금방 끝났다"며 "방학 때는 기후동행카드를 쓰지 않았는데 개강하면서 다시 필요해 발급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홍보부스 위치를 찾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홍보부스 관계자는 위치 조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역 홍보부스 관계자는 "현재 위치는 서울교통공사에서 배정한 것"이라며 "추후 교통공사와 논의해 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다음 달 1일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출시를 앞둔 가운데 30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에 모두의카드 전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8.3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다음 달 1일 모두의카드(기후동행패스) 출시를 앞둔 가운데 30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에 모두의카드 전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8.30.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