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90마리 살아남아…'세계서 가장 무거운 앵무새' 325마리로
등록 2026.09.01 16:06:01
기록적 번식철에 새끼 90마리 공식 개체 수 편입
1995년 51마리서 출발…복원사업 이후 최고치
리무나무 열매 풍년이 4년 만의 번식 촉발

영국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보전부(DOC) 발표를 인용해 2026년 번식철에 태어난 새끼 90마리가 이날 공식 개체 수에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어린 생존 새끼가 생후 150일이 돼 독립 개체로 인정되면서 살아남은 새끼 90마리 모두가 집계 기준을 충족했다. 325마리는 복원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디드리 버코 뉴질랜드 보전부 카카포 복원사업 운영책임자는 개체 수가 300마리를 웃돈 것은 약 75년 전이 마지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 앵무새로 밤에 활동한다. 뉴질랜드 고유종인 카카포 수컷은 몸무게가 최대 4㎏에 달한다. 한때 뉴질랜드 전역에 널리 살았지만 인간이 들여온 고양이와 족제비류 등 포식자 때문에 개체 수가 급감했다. 20세기 중반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보전부는 1995년 암컷 20마리를 포함해 51마리만 남은 상태에서 복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복원팀은 낮은 유전적 다양성에 따른 불임과 저조한 부화율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 왔다. 현재 카카포 번식 집단 3개는 뉴질랜드 남섬 주변의 포식자가 없는 섬에 각각 자리 잡고 있다.
카카포는 2~4년에 한 번, 뉴질랜드 토착 나무인 리무가 열매를 대량으로 맺는 해에만 번식한다. 올해는 4년 만에 리무 열매가 풍성하게 맺히면서 기록적인 번식으로 이어졌다.
올해 공식 집계에 편입된 새끼 90마리는 복원사업 시작 이후 가장 많은 수다. 버코 책임자는 “복원사업 초기에는 모두 90마리의 새끼가 태어나기까지 16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카카포는 번식 시기뿐 아니라 구애 방식도 독특하다. 수컷들은 ‘렉(lek)’이라 불리는 공동 구애 장소에 모여 땅을 오목하게 판 자리에 앉은 뒤 가슴의 공기주머니를 이용해 낮고 울리는 소리를 낸다. 이 소리는 5㎞ 떨어진 곳까지 퍼지며, 첼로 줄을 부드럽게 튕길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
암컷은 짝짓기를 마친 뒤 보통 알 1~4개를 낳는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수컷의 도움 없이 혼자 알을 품고, 부화한 뒤에는 새끼를 돌본다.
암컷이 새끼를 돌보는 모습은 대중의 관심도 끌었다. 올해 번식철에는 한 암컷 카카포가 잠자고 먹이를 먹으며 둥지와 새끼를 돌보는 모습이 생중계됐고, 10만명 넘게 이를 시청했다.
복원팀의 시선은 이미 다음 번식철로 향하고 있다. 보전부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다음 번식철은 이르면 2028년에 찾아올 수 있다. 버코 책임자는 “잠시 멈춰 이 놀라운 한 해를 돌아보겠지만, 우리는 이미 2028년을 내다보며 그다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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