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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법원에 '비시민권자 유권자' 검증 시스템 복원 요청

등록 2026.09.09 11:46:44수정 2026.09.09 12:08:24

하급심 "개인정보 침해"…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에 반발

시민권자 오인 분류 우려…중간선거 앞두고 논란 재점화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9.0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9.0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법원에 주 정부의 유권자 명부를 대규모로 검토하는 데 활용해 온 시민권 검증 시스템의 복원을 요청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토안보부(DHS)의 'SAVE(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권자 명부에 등록된 사람들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해왔다. 그러나 하급 법원이 행정부의 프로그램 확대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관련 감사가 중단된 상태다.

존 사우어 미국 법무차관은 8일(현지 시간) 대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하급 법원의 판결을 "옹호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이로 인해 "다가오는 선거의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SAVE를 비시민권자의 투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외국인들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비시민권자의 투표 사례가 실제로는 매우 드물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이러한 주장은 반박돼 왔다.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SAVE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더욱 커졌다. DHS는 사회보장 기록 등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추가하고, 주 정부가 유권자 명부를 한꺼번에 업로드해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주 정부가 개별 유권자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만 SAVE를 사용할 수 있었다.

유권자 권익 단체들은 이 같은 확대 조치가 대규모 유권자 명부 삭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해 텍사스에서 확대된 SAVE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시민권자가 비시민권자로 잘못 분류돼 명부에서 삭제된 사례가 발생했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스파클 수크나난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6월 관련 소송에서 행정부의 조치를 문제 삼으며, "연방정부가 미국 시민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고 투표권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무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SAVE를 이용한 검증 결과 자체가 유권자의 자동 삭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유권자를 명부에서 삭제할 때 선거법상 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각 주의 선거 관리 당국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여러 주는 이미 SAVE를 이용해 유권자 명부에 비시민권자가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이들 주 역시 SAVE에서 비시민권자로 분류된 사람을 즉시 삭제하기보다는 추가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 정부의 선거 관련 요건 준수 여부를 DHS의 대테러 지원금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선거 관련 연설에서 SAVE를 적극 홍보하며, 이 시스템을 통해 일부 주에서 수천 명의 비시민권자가 유권자 명부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주 정부는 DHS가 발표한 수치가 과장됐다며 반박했다. SAVE에서 비시민권자로 분류됐지만 추가 조사 결과 실제 시민권자인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통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는 플로리다에서 진행 중인 별도의 소송에 따라 일부 주가 SAVE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요청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관련 정책을 잇달아 대법원에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유권자 명부 관리와 시민권 검증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 정부, 유권자 권익단체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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